[사회] ‘대북송금 기소’ 수원지검장 사의…수원고검장 “개혁 아닌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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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수원지방검찰청장. 뉴시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지휘했던 김유철 수원지검장이 25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같은 날 권순정 수원고검장도 사직 인사와 함께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내부 글에서 “험난한 현실을 마주한 여러분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 그래도 검찰이 올바른 역할을 찾으리라는 믿음을 전한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어 “26년간 자긍심의 원천이었던 검찰 조직을 떠난다”며 “그동안 받은 사랑과 응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그 빚은 두고두고 갚겠다”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자랑할 성과나 내세울 족적이 없다”며 “혹시라도 그 비슷한 것이 있다면 힘을 보태준 동료 검찰 가족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검장은 지난해 5월 수원지검장으로 부임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및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다. 그는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서울지검 검사로 시작해 법무부 공안기획과, 울산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안과장 등을 거쳤으며,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역임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고교 선배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도 활동했다.

권순정 수원고검장. 연합뉴스
같은 날 사의를 표명한 권순정 수원고검장(29기)은 내부망 글을 통해 현 정부의 검찰개혁 정책을 “탁상공론형 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고검장은 “정작 법의 도움이 필요한 국민이 소외될 수 있다”며 “개혁이라는 외피만 쓴 채 부패 대응 기능을 무력화하는 선동적 조치에 대해 현장의 실상과 문제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공직자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건강한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축적된 것이 아닌 국가의 자산”이라며 “기능과 조직을 이리 떼고 저리 붙이는 탁상공론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사·예산·제도라는 무기를 통한 비상식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한 정치적 중립은 신기루일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공직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직무를 완수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고검장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인용하며 “진실은 기름이 물 위에 뜨듯 거짓 위에 드러나지만, 범죄 수사의 진실은 수사책임자의 고된 노력과 희생 없이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형사사법 시스템 변화의 기회에 문제점을 냉정히 진단하고 과감하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권 고검장은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평가받으며, 서울지검 검사, 법무부 법무과장과 검찰과장, 대검 대변인을 거쳐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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