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해복구 속 물 축제 연다" 비판…지자체들 “취소” vs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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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특전대원들이 지난 24일 전남 담양 일대에서 수해 피해를 입은 민가의 복구를 돕고 있다. 사진 육군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물 축제’를 강행하려던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이 결국 행사를 각각 보류·취소했다.
25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26일 열 계획이던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상인회와 주민 등 30여명이 모인 간담회를 통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당초 광산구는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강행하려 했다. 광산구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축제는 뉴진스님 등 연예인들의 초청 공연과 물총대전, 키즈풀 등이 포함된 물놀이 축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보류했다. 사진 광산구 공식 블로그 캡처
광산구의 물 축제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 등은 “광산구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정도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물 축제를 여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광산구는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내린 폭우로 13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현재까지 행사 취소 및 연기, 개최 여부 재논의 등 어떤 상황도 계획된 것은 없다”며 “민관이 함께 행사를 준비해왔는데 보류 결정이 내려져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군도 올해 처음으로 열 계획이던 물 축제 행사를 취소했다. 함평군은 “수해 상황을 고려해 오는 26일부터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15일간 열 예정이던 ‘물놀이 페스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함평군에서는 이번 호우로 51억 5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 함평군은 오는 26일 함평 엑스포공원 물놀이장에서 15일간 예정됐던 ‘물놀이 페스타’를 전면 취소했다. 사진 함평군누리집 캡처
반면 직접적인 호우 피해를 입지 않은 전남 장흥군과 목포시 등은 예정대로 축제를 진행할 방침이다. 장흥군에서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제18회 정남진 장흥물축제’가 열린다.
장흥군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수해 복구가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차분한 분위기로 축제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지난 17년간 개최됐던 물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는 어렵지만,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 이재민과 아픔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남 장흥군 탐진강 수변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4 정남진 장흥물축제'에서 살수대첩 거리퍼레이드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정남진장흥물축제추진위원회
목포시도 오는 26일로 예정된 ‘2025 목포해상W’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목포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고, 축제를 취소할 경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며 “지역 상인과 관광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민사회소통과연대는 성명을 통해 “수해로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한 채 물 축제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축제 예산을 절감해 전국 수해 지역의 복구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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