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목숨값이 300만원이냐"…SPC 찾아간 李, 면전서 회장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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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시흥시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고 시간이 몇 시였어요?” “혼자 근무했어요?” “3교대가 아니라 맞교대네요?”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했다. 지난 5월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간담회를 열고 김범수 SPC삼립 대표에게 당시 상황을 캐물었다.
사망한 노동자가 12시간씩 맞교대로 일하다가 새벽 2시 50분쯤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 대통령은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밤 같을 때는 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SPC그룹 계열사 SPL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새벽에 발생한 점을 언급하며 “두 번, 세 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며 “일주일에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망 사고는)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인다”며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 달 월급 300만원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그 목숨값이 300만원은 아닌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12시간 맞교대인 현재 근무 형태를 바꿔보겠다고 했다.

손은정 목사가 지난 5월 27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열린 SPC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및 SPC 규탄 3대 종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 사망 현장을 조속한 시간 내에 방문해서 현황과 대응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한 뒤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일터 죽음을 멈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등 취임 이후 줄곧 산재 사고 예방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아시겠지만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한데, 그로부터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과거 소년공 시절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팔이 끼어 장애를 갖게 된 경험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돈 때문에, 또는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며 “죽지 않는 사회, 일터가 행복한 사회, 안전한 사회, 우리가 꼭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친과 형이 제빵 공장에서 일했던 일화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허영인 회장에게 “옛날에 콘티빵이라고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됐냐. 사라진 것이냐”고 물었다. 허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제 부친께서 일하시던 공장이고, 삼립은 저희 형님이 일하시던 공장이고 인연이 있다”며 “빵 공장 참 힘든 데다, 이런 생각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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