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대금융, 순익 10조 첫 돌파…李 '이자놀이' 비판에 상생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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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으로 1년 전(9조3456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뉴스1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의 벽’을 깼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원으로 1년 전(9조3456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9조9380억원)를 넘어선 데다 반기 성적표 기준 역대 최대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성과가 개선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 부담은 사라졌고, 수수료이익 등 비(非)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4대 금융이 상반기에 벌어들인 비이자이익은 7조210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5%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가 들썩이면서 증권 중개수수료 같은 순수수료이익이 늘었고, 환율 변동 폭이 줄면서 외환 관련 손익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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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4대 금융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도 선방했다. 이들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21조927억원으로 1년 전(20조7720억원)보다 1.5%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줄었지만, 은행들의 여신 규모(대출 잔액)가 안정적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이 차지했다.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43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8%(6613억원) 증가했다. KB금융 뒤를 이어 신한금융(3조374억원), 하나금융(2조3010억원), 우리금융(1조5513억원) 순이었다.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역성장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5513억원으로 1년 전(1조7555억원)보다 11.6% 감소했다. 명예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과 디지털 등 미래 성장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금융권은 마냥 웃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금융사를 겨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돈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자 장사한다’는 비난과 함께 상생 금융ㆍ투자 압박 강도도 커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서민ㆍ소상공인 채무조정’ 사업에 다른 금융사들과 함께 4000억원을 충당해야 한다.

금융지주는 상반기 성적표와 함께 주주환원과 사회공헌 계획도 줄줄이 발표했다. KB금융은 지난 24일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ㆍ소각 계획을 내놨다. 연간 주주환원 규모만 약 3조100억원에 이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하반기부터 각각 8000억원, 2000억 상당으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 포함)한다. 우리금융은 2분기 배당을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 주주환원 소식에 금융그룹 주가도 날았다. 이날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2.74% 오른 7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B금융(1.37%), 하나금융(1.65%) 등도 1%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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