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너무 더러워 깜짝"…제주 해안가 오염 상태 심각,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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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많은 해안까지 밀려든 부유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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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 제주시 이호일동 해안을 뒤덮은 부유 해양폐기물들. 최충일 기자

지난 21일 제주시 이호일동 테우해안로 앞바다. 검은 몽돌(자갈의 제주어)로 이뤄진 해안 중간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눈에 띈다. 가까이 가보니 빨간색 플라스틱 스툴(등받이 없는 의자)과 각종 어구 등이 뒤엉켜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바다에 떠 있다가 해안으로 밀려든 것으로 보였다. 이곳은 제주시 이호해수욕장과 불과 200여m 떨어져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관광객 김모(45·경기도)씨는 “해안이 너무 지저분해 놀랐다”며 “보기에도 안 좋지만 아이들 안전을 위해서라도 즉시 치워졌으면 한다”고 했다.

제주도, 해경·어촌어항공단 등과 협업 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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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 제주시 이호일동 해안을 뒤덮은 부유 해양폐기물들. 최충일 기자

제주도는 증가하는 부유(浮遊) 해양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 공공기관과 합동 수거 체계를 강화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따라 어민이나 선박이 부유폐기물을 발견해 해경이나 어선안전조업국에 신고하면 제주도와 행정시에 즉시 전파된다. 이후 도 관공선이 출동해 폐기물을 수거하고 위험·시급성에 따라 해경이 지원한다. 해양환경공단, 어촌어항공단, 민간 수거업체도 투입한다. 수거된 폐기물은 분석을 통해 중국이나 국내 타 지역 등 발생지를 파악하고, 재활용과 자원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지속 증가...돌고래 등 생태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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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어구(원 안) 에 감긴 채 헤엄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진 다큐제주 및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주도는 이런 부유폐기물은 물론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 등 해조류까지 최근 5년간 매년 1만t 이상의 해양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전체 해양폐기물 중 최근 제주해안에 밀려드는 부유폐기물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제주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유폐기물 수거량은 180t이었다. 2023년 110t보다 63.7%(70t) 증가했고, 2022년 93t 대비 93.6%(87t) 증가했다.

부유 쓰레기와 관련한 해양생물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남방큰돌고래가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되고, 비양도 인근에서 폐그물에 감긴 바다거북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부유 해양폐기물을 신속히 수거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선박의 안전 항행도 도울 방침이다.

중형플라스틱 2016년보다 21배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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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뒤덮은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제주도 바다환경지킴이들. 최충일 기자

실제 제주 바다는 10년 전보다 크게 오염됐다. 해안에서 발견되는 폐기물은 대부분 물에 뜨는 부유형 폐기물이다. 올해 ‘플라스틱을 뿌리 뽑기 위한 연대’ 소속 그린피스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이 2016년 제주 해변을 조사했을 때보다 미세플라스틱은 약 4배, 중형플라스틱은 약 21배 많아졌다. 주요 오염원은 스티로폼 부포를 만드는 발포폴리스티렌(EPS)이다. 연구진은 수산업에 쓰였던 EPS 미세플라스틱이 해류와 바람을 통해 해변 모래에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쓰담달리기, 반려해변, 해양자원순환센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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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을 뒤덮은 해양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제주도 바다환경지킴이들. 최충일 기자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양환경정화를 위해 해조류 자원화, 민관 합동 쓰담달리기(플로깅), 반려해변 지정 등 정책 도입과 해양자원순환센터 건립 등을 계획 중”이라며 “이번 수거 체계에 따라 더 빠르고 정확한 제주 해양 안전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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