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기적의 여름' 다시 한 번…교토국제고, 2년 연속 고시엔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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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시엔을 제패한 직후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는 교토국제고 선수들. 교도=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일본고교야구를 제패한 재일한국계 고교 교토국제고가 올해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이하 고시엔) 출전권을 확보하며 대회 2연패의 첫 발을 내디뎠다.

교토국제고는 27일 교토 와카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고시엔 교토부 지역 예선 결승에서 도바고를 4-3으로 꺾고 지역 챔피언에 올랐다. 교토부에 단 한 장이 주어지는 고시엔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결승전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지난해 고시엔에서 교토국제고의 우승을 이끈 왼손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가 1회초 투런 홈런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8회초까지 2점 차(1-3) 간격이 이어졌다. ‘마법의 시간’은 8회말부터였다. 2사 2,3루 찬스에서 1번 타자 하세가와 하야테가 중전 안타를 때려내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교토국제고는 이어진 9회말 기어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도바고의 수비 실책으로 맞이한 무사 1,3루 찬스에서 6번 타자 이노마타 루카가 우중간을 가르는 ‘사요나라 안타(끝내기 안타의 일본식 표현)’와 함께 4-3으로 스코어를 뒤집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직후 교토국제고 선수단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환호하며 뒤엉켰다. 이후 그라운드에 도열한 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를 따라 불렀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1947년 재일한국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민족학교가 모태다. 초창기엔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의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 학교였지만, 현재는 재일동포와 일본인 학생들이 함께 다니는 일반 고교다. 학교의 정체성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유지하고 있다.

총 73개 학교가 참가한 교토부 지역 예선을 우승으로 장식한 교토국제고의 다음 목표는 고시엔 2연패다. 107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 구장에서 다음달 5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일본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역별 챔피언 49개 팀(홋카이도와 도쿄도는 2개 팀씩 출전)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강 고교야구팀을 가린다. 대진표 추첨은 다음달 1일에 열린다.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하는 교토국제고는 경기력과 경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우승 후보다. 결승전 완투승을 비롯해 교토부 지역 예선에서 21이닝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일본 18세 이하 대표 니시무라의 구위에 물이 올랐다. 4번 타자 겸 3루수 시미즈 우타도 일본 프로야구(NPB) 여러 팀이 주목하는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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