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타결 1순위 꼽히던 인도, 26% 관세에도 느긋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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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로 미국이 못 박은 상호관세 부과 시한까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는 유럽연합(EU)·한국 등과 달리 인도는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올해 2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인도간 무역 협상이 8월 1일이라는 기한 내에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협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SCMP에 “완전히 엉망”이라고 진행 상황을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인도에 26%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인도 협상단은 최근까지 총 다섯 차례 미국을 찾아 관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인도와 거래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 해 한때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합의는 감감 무소식이다.
SCMP 보도에 따르면 미측의 농업 및 유제품 시장 개방 요구에 인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상은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전체 인구의 약 42%가 농업에 종사하는 인도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 문화 특성상 인도는 유제품 수입에도 까다로운 조건을 두고 있다.
인도 측은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시한에 얽매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지난 24일 CNBC 인터뷰에서 “타임라인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측 모두에게 공정한 협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옆에서 연설하며 물 한 잔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CNBC는 인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데 주력하는 상황에서, 인도는 글로벌 제조업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으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에서도 인도는 유일하게 중국에 대항하는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인도는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EU등과도 무역 협정을 체결했거나 협상을 추진 중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시한을 넘기더라도 다른 나라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24일 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인도 농산물 95% 이상을 무관세 혜택 대상으로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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