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릴 때 찌운 살은 키로 간다? 천만에, 3㎝는 덜 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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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에만 자란다. 이 때를 놓치면 더 자라지 않는다. 대개 키가 잘 자라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해다. 키 성장에서 중요한 건 속도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년 5~7㎝ 정도 자라는 게 적당하다. 키는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도, 늦어도 문제가 된다. 현재는 또래와 비슷하거나 크더라도 어느 순간 키 성장이 뒤처질 수 있다.

여름방학은 키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다지기 좋은 시기이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키가 자라도록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현재 성장 속도는 적당한 지 점검하는 식이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어린이 키 성장와 관련한 건강 상식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또래와 키가 비슷하고 매년 3~4㎝ 정도 꾸준히 자라면 성장엔 문제 없다
아니다. 현재의 키만 생각하면 안된다. 아이의 성장 상태는 성장 속도, 성장 곡선, 뼈 연령 등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순히 키가 작다고 성장 치료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집에서 3~6개월마다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기록해두면 좋다. 기본적으로 또래와 비교해 키 차이가 많이 난다면 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키가 매년 자라더라도 키 성장 범위가 연 평균 4㎝ 미만일 때, 같은 연령·성별 또래와 비교해 별다른 이유 없이 키 순서가 100명 중 3번째 이내일 때는 전반적인 성장 상태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 저신장이 우려되면 1년에 한두번 정기적으로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찾아 자녀 상황을 점검한다.
키가 늦게 자랄 수도 있으니 키가 또래보다 작아도 초등 고학년까지는 지켜본다
아니다. 늦어도 초등학교 입학 무렵엔 소아내분비내과를 방문해 자녀의 키 성장 상태를 살피는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저신장이라면 일찍 성장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수록 최종 키를 키우는 데 도움된다. 국내 저신장 어린이 57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성장 호르몬 치료를 6세 전에 시작한 경우 목표 키에 도달할 확률이 더 높았다. 성장 호르몬 치료를 받은 저신장 어린이를 평균 2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뼈 연령이 어릴수록 더 나은 키 성장 결과를 보였다. 이영준 교수는 “키 성장 속도가 더디면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후 성장 호르몬 치료로 빠르게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키 성장에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성장판이 이미 닫혔다면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거의 없다.  
초경이 빠르면 키 성장이 빨리 멈춘다
맞다. 초경은 여아의 2차 성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일반적으로 초경은 뼈 나이를 기준으로 12세 6개월에서 13세 사이 시작한다. 2차 성징이 시작되면 뼈의 성숙도가 높아져 마지막 급성장기를 보내고 성장판이 닫힌다. 초경을 했다고 직후부터 키 성장이 멈추는 건 아니지만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조숙증 등으로 2차 성징이 빠를수록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이 빨라져 키 성장 잠재력이 줄어든다.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이 짧은만큼 성인이 됐을 때 또래보다 최종 키가 작을 수 있다. 8세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잡힌다면 성조숙증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아는 남아에 비해 성조숙증이 5~10배 많다. 성조숙증 여아의 90% 이상은 별다른 원인 없이 성조숙증이 조기 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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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비만하면 키도 덜 큰다
맞다. 소아 비만은 키 성장의 적이다. 여러 연구에서 비만한 아이는 정상 체중인 아이보다 사춘기 이전에 키가 빨리 자라고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되는 경향을 보였다. 사춘기 때는 또래보다 커 보이나 키가 클 수 있는 전체 성장 기간이 짧아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는 작은 편이다. 체중과 키 성장의 상관 관계를 살폈더니 과체중 혹은 비만인 아이는 정상 체중 아이보다 통계적으로 3㎝가량 더 작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소아청소년기 체중이 증가할수록 성장호르몬 수치가 낮게 측정된다. 다행히 이 시기 체중을 감량하면 분비량이 줄었던 성장호르몬이 다시 증가하면서 정상화된다.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모두 1년만에 키가 10㎝ 이상 쑥쑥 자란다
아니다. 대표적인 오해다.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는다고 순간적으로 자라지 않는다.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의 효과는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를 시작한 첫 해 가장 잘 자란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성장 호르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성장판 상태, 뼈 나이, 성장 속도 등을 고려해 2~4년 정도는 꾸준히 맞는 것이 좋다. 소마트로핀 제제 같은 성장 호르몬 치료제는 전세계 수만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추적관찰 연구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영준 교수는 “키 성장은 꾸준한 치료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담당 전문의와 상의한 기간 동안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성장 호르몬 주사는 정해진 투약 횟수를 놓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맞다.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는 일찍 시작해서, 충분한 용량으로, 가급적 오랜 기간, 투약 주기를 지킬 때 효과가 좋다. 따라서 성장 호르몬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면 매일 같은 시간 잊지 않고 투약해야 한다. 대개 인체 성장 호르몬 분비 주기에 밎추기 위해 잠자기 전에 투여한다. 그런데 여행 등으로 약을 챙기기 불편해 건너뛰거나 야근·회식 등으로 늦게 귀가해 주사 투약을 놓치는 횟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떨어진다. 최근엔 투약 편의성을 높이도록 돕는 제품도 나왔다. 집에서 투약할 때는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사 바늘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적용된 전용 디바이스(이지포드)로 주사한다. 주사 속도, 바늘 깊이, 투여 시간 등 세분화 기능이 적용돼 아이 스스로 투약할 수 있다. 언제 어느 정도 투약했는지 등 투약 기록도 자동으로 기록해 효과 분석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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