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으로 태국 시사케트주 칸타라라크 지역의 한 주유소 편의점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국경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휴전 회담을 개최한다.

블룸버그와 AP통신에 따르면 태국 측에서는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이, 캄보디아 측에서는 훈 마네트 총리가 참석해 이날 오후 3시 총리실에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4일 발생한 무력 충돌 이후 첫 고위급 직접 대화다.

이번 회담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중재하며, 미국과 중국도 협상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의 마코 루비오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양국이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고위급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미 국무부 관계자들이 이미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협상 지원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훈 마네트 총리 역시 회담 참석 사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식 확인하며, "이번 회담은 미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 주최하고 중국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회담 개입을 공식화한 첫 언급으로, 중국은 전통적으로 캄보디아의 우방국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 총리실도 품탐 총리 권한대행이 안와르 총리의 초청을 받아 회담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양국 정상과 각각 통화하며 신속한 휴전 합의를 촉구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의 회담 전 "(양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전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무역 협정도 없다'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휴전을 앞두고 태국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라유 후앙삽 태국 정부 대변인은 "태국은 군 철수와 치명적 무기 사용 금지를 전제로 한 양자 간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주권과 영토 수호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캄보디아는 조건 없이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에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817㎞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양국 갈등은 지난 5월 말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시작됐다. 당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24일부터는 전투기까지 동원된 대규모 무력 충돌이 이어져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총 35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했다.

이번 충돌의 사망자 수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벌어진 양국 국경 분쟁 당시 사망자 수(28명)를 넘어섰으며, 현재까지 약 21만명의 양국 국민이 피란길에 올랐다. 국경 지대는 대부분 폐허가 됐고, 지역 내 학교와 병원 다수가 문을 닫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