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가차르, 투르 드 프랑스 네번째 우승 …"포가차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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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 2025에서 옐로 저지(종합 성적 1위)를 차지한 타데이 포가차르. AFP=연합뉴스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서 타데이 포가차르(27·슬로베이나)가 네 번째 ‘옐로 저지(종합성적 1위에 주어지는 상의)’를 차지했다.
27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막을 내린 마지막 구간(stage)에서 포가차르는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종합성적에서 2위인 요나스 빙에가르(29·덴마크)를 4분 24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3위는 플로리안 리포비츠(25·독일), 4위는 오스카 온리(23·스코틀랜드)에게 돌아갔다. 지난 5일 프랑스 릴에서 시작한 대회는 이날까지 총 21구간 3338㎞를 달렸다.

27일, 대회 마지막 21구간인 파리 몽마르뜨 언덕을 달리는 투르 드 프랑스 출전 선수들. AP=연합뉴스
2020년 첫 옐로 저지 후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포가차르는 이로써 투르 드 프랑스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03년 1회 대회 후 네 번 이상 우승자는 6명이다. 자크 앙케틸(프랑스), 에디 메르크스(벨기에), 베르나르 이노(프랑스), 미겔 인두라인(스페인)이 5회 우승. 4회 우승자는 포가차르와 크리스 프룸(영국)으로 2000년대 우승자는 둘 뿐이다. 랜스 암스트롱(미국)은 7번 우승했지만, 약물 복용으로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2025 투르 드 프랑스는 현시대 최고의 사이클리스트 ‘포가차르 vs 빙에고르’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2020년 이후 투르 드 프랑스를 양분 중이다. 2020년 혜성처럼 나타난 포가차르가 이듬해까지 연속 우승했지만, 이후 2022년과 2023년은 빙에고르가 옐로 저지를 탈환했다. 특히 2022년 18구간 오타캄(해발 1520m) 산악 지대에서 빙에고르와 그의 팀(비스마) 동료 와웃 반 아트(31·독일)는 포가차르를 번갈아 협공해 녹다운시켰다. 이렇게 사이클 경주에서 팀 리더를 돕는 선수를 ‘도메스티크(Domestique)’라 부른다.

대회 마지막 구간의 피니시 지점,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결승선을 통과하는 타데이 포가차르. AP=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선 포가차르와 그의 팀(UAE 에미레이트)은 12구간에 편성된 오타캄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11구간까지 17초 뒤진 채 출발한 빙에고르는 3년 전과 같은 연전극을 그렸지만, 레이스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빙에고르의 동료들은 오르막 전 뒤로 쳐졌고, 대신 포가차르와 UAE의 도메스티크 아담 예이츠(33·영국)와 조나단 나르바에즈( 28·에콰도르)가 차례로 공격을 퍼부었다. 외롭게 달린 빙에고르는 이 구간에서만 포가차르에 2분 10초 뒤지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포가차르는 한번도 옐로 저지를 내주지 않았다. 또 개인 독주(ITT)로 치러지는 5구간에서도 포가차르는 빙에고르에 1분 21초 앞섰다. 산악과 평지, ITT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더((all-rounder)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펼친 대회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빙에고르는 불행하게도 포가차르의 시대에 경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상보다 덜 격렬한 대결에 관중들은 아쉬움을 표했지만, 두 사람은 이번 대회 후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포가차르는 우승 후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와 경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빙에고르는 자신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느 구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달렸고, 어떤 구간에선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고 했다. 둘은 레이스 중 훈훈한 모습도 연출했다. 11구간에서 포가차르가 넘어졌지만, 앞서가던 빙에고르를 포함한 선두권은 그가 다시 ‘펠로톤(메인 그룹)’에 합류할 때까지 기다렸다. ‘오직 레이스로 경쟁한다’는 매너를 발휘한 것이다.

투르 드 프랑스 2025 포디엄에 오른 선수들. 우승을 차지한 타데이 포가차르(가운데)와 2위 요나스 빙에고르(왼쪽), 3위를 한 플로리안 리포위츠. EPA=연합뉴스
포가차르는 우승과 함께 ‘산악왕(king of mountain, KOM)’에게 주어지는 ‘폴카 도트(물방울) 저지’도 차지했다. 산악 구간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평지 구간 최고의 스프린터에게 주어지는 ‘그린 저지’는 조나단 밀란(25·이탈리아), 25세 이하 선수 중 최고의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화이트 저지’는 리포비츠에게 돌아갔다.
김영주 기자 xxxxxxxxxxx1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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