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활한 태풍도 비켜간 괴물 폭염…이주 내내 밤낮으로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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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인근에서 한 근로자가 원단을 옮긴 후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폭염이 밤낮없이 이어지면서 더위 기록이 줄줄이 깨지고 있다. 폭염경보 수준의 더위는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전국 대부분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6.4도를 기록했다. 전날(38도)보다는 기온이 다소 내려갔지만, 여전히 평년 기온을 6도 이상 웃돌았다. 강원 정선군은 38.3도까지 치솟으면서 201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7월 기온을 기록했다. 전남 완도군 역시 36.7도로 7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밤사이에도 서울의 최저기온은 28.8도를 기록하면서 열대야 기준(25도)을 훌쩍 뛰어넘었다. 1907년 관측 이래 7월 일최저기온 중 두 번째로 높은 날이 됐다. 가장 높았던 날은 2018년 7월 23일의 29.2도다. 강원 강릉은 간밤 최저기온이 30도로 초열대야를 겪었다.

10년 만의 태풍 부활…북상 못 하고 중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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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2A호 위성으로 본 한반도 주변 모습. 한반도를 중심으로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구름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쪽에서 발생한 두 개의 태풍이 고기압에 막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폭염이 길어지는 건 대기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두 개의 이불처럼 덮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열돔(Heat Dome)’ 현상이 발생하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고 있다.

이런 극한폭염 수준의 더위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열돔을 깰 것으로 기대됐던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태풍도 견고하게 자리 잡은 고기압에 막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꼬마이’(CO-MAY)는 26일 오전 9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가 36시간 만인 27일 오후 9시에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서 태풍으로 다시 발달했다.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던 태풍이 부활한 건 2015년 7월 12호 태풍 ‘할롤라’(HALOLA)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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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 태풍 꼬마이의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30도에 이르는 뜨거운 바다가 에너지를 공급해 꼬마이를 되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태풍 역시 폭염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에 막혀 북상하지 못하고 서쪽으로 밀려가다가 중국 상하이 인근에 상륙할 전망이다. 9호 태풍 ‘크로사(KROSA)’ 역시 일본 동쪽 해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서울의 한낮 기온은 이달 말까지 36~37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에서 찬 공기가 강하게 내려오는 신호가 없고, 대기 중하층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세력을 좀 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에도 폭염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도 덥다 “극한호우·태풍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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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에서 참새가 수돗가에 고여있는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고온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올여름이 역대급 폭염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1973년 전국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위를 기록했다. 7월 평균기온(1~27일) 역시 26.8도로 평년(24.3도)보다 2.5도나 높다. 아직 7월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역대 1위 기록인 1994년(27.7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기상청은 8월에도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으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대체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극한호우가 쏟아지거나 강력한 태풍이 찾아오는 등 극단적 날씨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태풍의 에너지 원천이 되는 수증기가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길이 한번 열리면 언제든 강력한 태풍이 닥칠 수 있어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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