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FX마진거래, 월 5% 수익”…1400억대 투자사기 일당 28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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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증거금 거래(FX) 상품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140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 2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사설 FX 마진거래 업체 총책 60대 A씨와 관리책 60대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이 업체 조직원 26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불특정 다수인에게 “‘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하면 매월 5%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유인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1400억대 유사수신한 투자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FX 마진거래란 소액 투자금을 증거금으로 입금한 뒤 외화환율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거래다.
총책 A씨는 본사와 지사 및 3300㎡ 규모 연수원을 구비하는 등 조직적 구조를 갖추고 싱가포르에 투자상품 판매 해외법인과 말레이시아에 해외선물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서울·부산 등 전국에는 7개 지사를 두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FX 마진거래를 위해 해외법인과 해외선물사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총 6단계의 다단계 직급구조를 만들어 투자금 수령, 수당 지급 등 자금관리 및 사업 전반을 기획했다. A씨는 해외선물거래소를 직접 설립, 운영하면서 본인이 관리자 권한인 점을 이용해 거래소 사이트상에서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실제 거래되는 것처럼 표출되도록 조작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화 마진 고수익 빙자, 투자 사기 설명회.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A씨는 FX 마진거래 상품에 투자한 이들로부터 받은 증거금을 선물사를 통해 LP(유동성 공급자) 업체에 입금해야 했으나,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금은 실제로 FX 마진거래에 쓰이지 않았으며,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이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제공되는 이른바 ‘돌려막기’로 사용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0여년 전부터 FX 마진거래를 하며 수익을 낸 개인 투자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방문판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B씨와 손잡고 투자자를 끌어모아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
A씨 일당의 범행은 수익금 지급 여력이 떨어진 지난해 6월 피해자가 발생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드러나게 됐다. 현재까지 피해자 42명(피해액 70억원)을 상대로 조사한 경찰은 향후 신고 접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 내역 및 투자금 유치 관련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한 범행 규모가 1400억 원대기 때문이다.
총괄 관리책 B씨는 총책 A의 지시로 회원 모집·관리하는 국내 법인을 설립해 전국 7개 지사를 운영하면서, 투자상품 홍보 및 신규 투자 회원을 모집하는 등 총괄 관리책 역할을 했다. 그 외 관련자들은 각 지역 지사장, 상위 직급자들로 각 지사를 순회하거나 투자 강의 및 홍보를 하는 방법으로 신규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약 4년간 총책→관리책→지사 등 각 역할을 분담, 체계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범행했다. 수사팀은 금융거래 추적과 압수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2400여 명의 회원으로부터 1400억 상당의 투자금을 모집해 하위 투자자 투자금을 상위 투자자에게 수익 제공하는 일명 ‘돌려막기식’으로 약 4년간 범행을 지속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총책 A씨 등 관련자들이 은닉한 범죄수익을 추적, 피해 복구와 범죄수익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앞으로도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다중피해 투자 리딩·유사수신 사건들에 대해 집중수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화 마진 거래로 별다른 노력 없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투자 권유는 사기 범죄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관계 기관에 신고된 업체인지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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