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女청소년 담배 사용, ‘액상형 전담’이 궐련 넘었다…“제품별 규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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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학교 인근 무인 전자담배 매장의 자판기. 연합뉴스

청소년 흡연이 증가하는 가운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학생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궐련(연초담배)을 처음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질병관리청은 이런 내용의 ‘청소년건강패널조사’ 통계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1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5051명을 패널로 구축해, 2028년까지 10년간 추적조사해 청소년 건강행태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조사다. 이번에 발표된 통계는 지난해(6차연도)까지 매년 조사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신체활동 등의 건강행태를 조사해 분석한 자료다.

분석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담배 사용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조사 참가자들이 2023년 고등학교 1학년 당시 궐련 사용률은 남자 2.12%, 여자 1.19%였으나, 지난해 고2로 진학한 후에는 남·여 각각 5.5%, 1.33%로 증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고1 사용률은 남·여 각각 1.19%, 0.94%였는데, 고2 때 3.57%, 1.54%로 올랐다.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남학생은 0.65%에서 1.67%로, 여학생은 0.24%에서 0.32%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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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건강패널조사(2024년) 주요 결과 중 담배제품별 현재사용률. 자료 질병관리청

제품별 순위를 보면, 남학생에서는 여전히 궐련이 1순위이지만, 여학생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1.54%)가 궐련(1.33%)을 앞지르는 결과가 지난해 처음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10여년 전부터 고등학생 1순위 담배제품이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뀐 것과 비슷한 경향이다. 미국 국가청소년흡연조사(NYTS)에 따르면, 2014년 처음 순위가 바뀐 이후 현재까지 액상형 전자담배가 궐련 사용률을 압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궐련에 비해 냄새 등에서 거부감이 덜해 흡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건강에 해로운 건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 제품 유형별 규제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흡연과 마찬가지로 음주경험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증가했다. 1잔 기준 평생음주경험률(한 번이라도 술을 마셔본 적 있는 사람의 비율)은 초6 시기 7.5%에서 고2 33.7%로 증가했다. 현재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사람의 비율)도 같은 기간 0.7%에서 8.3%로 증가했다. 술을 처음 마신 이유로는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를 택한 비율이 48.9%로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19.7%), ‘친구가 마셔보라고 해서’(6.7%) 등을 제치는 압도적 1위였다. 질병청은 “음주를 가볍게 권하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학교 등 환경적 요인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와 매일 식사하는 비율은 초6 시기 66.3%에서 고2 22.2%로 감소했다. 최근 12개월이내 학교에서 흡연예방·금연교육을 실시한 비율은 초6 95.9%에서 고2 68.6%로 감소했고, 음주 예방교육도 같은 기간 75.4%에서 45.2%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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