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상민 구속 기로…'단전∙단수 논의 정황' 한덕수도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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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속 여부가 31일 결정된다.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박지영 특검보는 29일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31일 오후 2시로 일정이 잡혀 심문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 28일 이 전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특정 언론사 등에 대한 단전·단수 조처를 소방청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JTBC, MBC,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여론조사 꽃 등이 대상이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월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단전·단수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소방청에 지시한 것만으로 내란중요임무종사, 소방청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함으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지난 2월 11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한 것도 위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도 없거니와, 내란의 목적을 공유하거나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또 2022년 제정된 소속청장 지휘 규칙상 행안부장관에게 소방청장을 지휘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계엄 당시 서울 서대문구 여론조사꽃에 육군특수전사령부가 투입됐던 점에 미뤄볼 때 허석곤 소방청장이 이 전 장관으로부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뉘앙스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자택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뉴스1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엔 이른바 ‘안가(안전가옥) 회동’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만났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핵심 법률 참모들이 모인 이 회동에서 제2 계엄 모의 또는 계엄 수습 방안 등이 논의됐는지 의심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해당 회동에서 증거인멸 논의가 있었는지, 단순 친목 모임이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추가 소환 조사 계획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총리가 계엄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이 전 장관과 특정 문건을 두고 대화하는 듯한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해당 문건에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내용이 담겼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하는 등 내란을 동조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한 전 총리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특검보는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으며 포렌식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 2일 한 차례 조사했던 한 전 총리를 추가 소환하겠단 계획이다. 일각에선 재소환조사 이후 특검팀이 한 전 총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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