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베트남 '탈중국' 관세협정…"트럼프 자충수…

본문

17538636247245.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디커플링(탈중국화)’ 전략을 펴고 있는 베트남에서 오히려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산 우회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관세 협정을 베트남과 체결했지만, 중국 자본의 투자는 오히려 더 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 46%라는 높은 관세율을 통보했다. 그러다 7월 초 관세 조치 대상이었던 90여개국 중 베트남과 가장 먼저 관세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때 베트남산 제품엔 20%의 관세를, 중국산 우회 수출품에 대해선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베트남에는 당초 통보했던 것보다 낮은 관세를 매기면서도, 중국산을 우회 수출한 제품에는 고율 관세를 차등 부과한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중국과 홍콩 자본이 베트남에 약속한 신규 투자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3% 증가한 35억 6000만 달러(약 4조 9270억원)에 달했다”며 이같은 추세에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의 탈중국화를 위해 관세를 차등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고문은 4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식민지”라고 비난한 바 있다.

17538636249149.jpg

지난해 4월 15일 베트남 박닌성 공장에서 포크리프트를 점검 중인 후오차차 신에너지그룹의 직원. 이 회사는 중국 비야디(BYD)가 생산한 포크리프트를 유통한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의 ‘탈중국화’ 전략은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중국 자본의 추가 유입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티븐 챙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한 관세 20%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비용 경쟁력과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며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베트남 관세 협정 이후에도) 베트남으로의 (시설) 이전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트남의 산업용 부동산 임대업체인 ‘KCN 베트남’의 마이 쯔린 매니저는 “산업단지 분양이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은 주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KCN 베트남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2028년까지 산업단지를 현재 11개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북부 산업 중심지인 박닌성 관계자 응우옌 득 롱 역시 블룸버그에 “상반기에 40억 달러(약 5조 5344억원)의 외자 유치를 달성했고,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 3836억원)가 더 들어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신규 투자 인가를 발급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중국계”라고 전했다.

챙 애널리스트는 “트럼프는 베트남과 같은 나라들을 중국으로부터 분리(디커플링)하려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다양한 부품의 주요 공급처인 이상, 그 노력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액은 약 850억 달러(약 17조 6230억원)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전자, 섬유, 기계 등 베트남의 주력 수출 품목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상당수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고 짚었다.

관련기사

  • 17538636251133.jpg

    美협상 히든카드 등판하나…이재용도 미국행 '민관' 총력전

  • 17538636253067.jpg

    [속보] 트럼프 "나머지 국가들 관세 15~20% 범위일 것"

  • 17538636254862.jpg

    베센트에 루비오 만남도 불발…트럼프, 韓 선물에 불만 '몽니'?

  • 17538636256775.jpg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트럼프 관세…협상 타결 발표 이후가 진짜 협상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84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