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왼종일’ 더워서 미치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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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가 계속되며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삼삼오오 모였다 하면 “왼종일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어 다음 달 전기료가 걱정된다” “덥기도 덥지만 습도가 높아 금세 꿉꿉해져 에어컨을 왼종일 틀어 놓을 수밖에 없다” 등과 같은 대화가 오가곤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동안’을 나타낼 때 이같이 ‘왼종일’이라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온종일’이라고 써야 한다.

‘온’보다 ‘왼’이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온종일’을 ‘왼종일’이라고 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왼’이 아닌 ‘온’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왼종일’이라 쓰면 틀린 표현이 된다.

민요 ‘새타령’도 많은 사람이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와 같이 부르곤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여러 가지의’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는 ‘왼갖’이 아닌 ‘온갖’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온종일’을 ‘온 종일’과 같이 띄어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온’은 ‘전부의’ 또는 ‘모두의’라는 뜻을 지닌 관형사로서, ‘온 국민’ ‘온 세상’과 같이 띄어 쓰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종일’의 경우 오랜 세월에 걸쳐 ‘온’과 ‘종일’이 만나 한 단어처럼 쓰이면서 굳어져 합성어가 된 것으로 보아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쓴다.

정리하자면, ‘왼종일’과 ‘왼갖’은 ‘온종일’, ‘온갖’으로 고쳐 써야 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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