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테이블 세터가 차려놓은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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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석(左), 박재윤(右)

경남고가 잘 치고 잘 달리는 ‘테이블 세터’ 듀오의 활약으로 장충고를 완파했다.

경남고는 30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8강전에서 장충고를 상대로 11-1,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1회 3점을 뽑아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2~4회에도 매 이닝 득점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장충고는 4회에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흐름을 뒤집는 건 역부족이었다.

장충고는 16강전에서 우승 후보 덕수고를 3-2로 꺾으며 끈끈한 전력을 과시한 팀이다. 그런 장충고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건 경남고 ‘테이블 세터’ 3학년 중견수 박재윤(18)과 2학년 유격수 안우석(17)이다. 1번 박재윤이 3타수 2안타 3득점, 2번 안우석이 3타수 3안타 2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두 선수는 1회초부터 타격과 주루로 장충고를 흔들었다. 박재윤이 내야안타에 이어진 송구 실책으로 2루에 진루하자 안우석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박재윤이 전력 질주에 이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온 사이 안우석이 재치있게 2루까지 진루해 득점 찬스를 또 만들었다. 경남고는 이어 3번 타자 박보승의 3루타와 6번 타자 조동욱의 내야안타를 묶어 2점을 추가했다.

기세가 오른 경남고 타선은 2회에 1점을 추가했고, 3회에는 대거 5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4회에 2점을 보태 콜드게임 요건(5회 10점 차 이상)을 만들었다. 경남고 선발 조원우가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경기 후 박재윤은 “톱타자로서 무조건 살아 나가자는 생각뿐이었다”며 “상대 선발투수(손민서, 1과 3분의 1이닝 4실점 2자책점)의 제구가 좋으니 최대한 볼카운트를 늘리며 끈질기게 승부하라는 감독님 말씀을 따른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안우석은 “(박)재윤이 형과 내가 테이블을 잘 차리면 해결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우리만의 승리 방정식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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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세터답게 두 선수의 롤 모델도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안우석)과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무키 베츠(박재윤)다. 박재윤은 “언젠가 최고 선수들이 모인 팀에서 최고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경남 지역 야구 명문인 경남고는 전국대회에서 18차례나 정상에 오른 전통의 강자다. 하지만 유독 대통령배와는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2017년 결승에 올랐지만, 서울고에 져 준우승에 그친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아직 4강전이 남아 있으니 우승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겠다”면서도 “우리 팀 테이블 세터들이 오늘처럼 밥상을 예쁘게 잘 차려준다면 어느 팀을 만나도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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