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고릴라’가 볼도 잘 골라요…MVP 넘보는 안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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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의 주인공 안현민. 정확도와 선구안은 물론 파괴력까지 갖춘 ‘괴력의 교타자’로 성장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를 넘어 MVP 후보로 거론된다. [사진 KT 위즈}
근력도 탄력도 따라올 자가 없는데, 정확도와 선구안까지 섬세하다. 욕심낼 상황에서도 절제력이 놀랍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강력한 신인왕 후보를 넘어서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는 안현민(22·KT 위즈·사진)이다. 지난달까지도 ‘돌풍의 신예’ 정도로 평가됐던 그는 이제 모든 구단이 경계하는 핵심 타자다. ‘괴력의 교타자’인 그의 존재감은 성적으로 나타난다. 규정타석을 곧 채울 그의 타격 지표(29일 기준)를 보면 타율 0.364, 출루율 0.474, 장타율 0.652 등 모두 장외 1위다. 지난 4월까지도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가 서너 달 새 MVP 후보로 격상한 건 초유의 일이다. 힘과 정확성을 두루 갖춘 그를 과거 및 현재 지도자와 동료 등의 평가를 통해 분석했다.
◆포수에서 외야수로 변신=마산고 고윤성(43) 야구팀 감독은 2018년 당시의 포수 안현민을 정확히 기억한다. 중학교(부산 개성중)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송구 문제 탓에 데려가려는 지역 내 고등학교가 확정되지 않았을 즈음이다. 고 감독은 “(안)현민이가 유망주로 이름이 알려지기는 했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 소위 송구 입스가 왔다. 2루 송구는 되는데 투수에게 잘 던지지 못하면서 평가절하됐다”고 돌이켰다. 이어 “다행히 마산고에 와서 문제가 좀 나아졌다. 같이 지내보니 약점은 어떻게든 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선수였다. 그렇게 해서 2021년 마산고를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안현민은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4라운드(전체 38순위)에 호명됐다. 프로에 와서도 송구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고, KT 구단은 타격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그의 포지션을 포수에서 수비 부담이 그나마 적은 외야수로 바꿨다.

◆‘3대 600㎏’의 괴력=프로 입단 이듬해 군에 입대한 안현민은 강원 양구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탄탄한 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이른바 ‘3대 운동’으로 불리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를 합쳐 600㎏ 넘게 드는 ‘근육질 괴물’이 탄생했다. KT 구자국(46) 트레이닝 코치는 “안현민의 근육량은 최상급이다. 군대에서 홀로 운동해 이런 몸을 만들기 쉽지 않은데, 의지가 참 대단하다”며 “이제 중요한 건 유연성이다. 선수로 오래 뛰려면 몸을 원활하게 쓸 수 있게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다행히 유연성도 탄력도 좋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현민은 특출한 신체 부위가 또 있는데, 눈이다. 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지난해부터 기회를 준 KT 이강철(59) 감독은 “거포는 삼진으로 세금을 내는데 안현민은 아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어떻게든 공을 맞혀 성과를 낸다”며 “비결은 뛰어난 선구안이다. 가끔은 스윙을 너무 아껴서 문제지만, 그래도 타격 정확도가 높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다. 보기 드문 교타자 형 거포”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거포의 꿈=안현민은 동료들 사이에서 ‘터미네이터’ ‘고릴라’ 등의 별명으로 불린다. KT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6·도미니카공화국)는 “안현민과 함께 있으면 내가 평범한 선수처럼 보일 때가 있다. 나보다 더 남미 선수 같다”며 “한국에서 보기 힘든 근육질 타자다. 재질도 좋은 데 노력까지 열심히 해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인 국가대표급 선수로 올라서려면 외야수로서의 기본기를 몸에 붙여야 한다. KT 박경수(41) 수비코치는 “처음 외야수를 맡았을 때보다 안정감이 커졌다. 좌우로 오는 타구 판단에 가끔 실수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야구 센스가 뛰어나고 흐름을 읽을 줄 안다. 경험만 쌓으면 수비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괴력의 교타자’ 안현민
신발 : 290㎜ 허리둘레 : 34인치
체격 : 신장 1m83㎝, 체중 90㎏
체력 : 스쿼트 230㎏, 데드리프트 230㎏, 벤치프레스 140㎏
홈런 비거리 : 평균 130.3m(전체 1위)
올해 성적 : 71경기, 타율 0.364, 18홈런, 60타점, 49득점, 출루율 0.472, 장타율 0.648
(29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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