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서울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 관세 협상 중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 요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통상 압력을 중단하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이틀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선 ‘미국 정부의 농축산물 수입 확대 요구’를 규탄하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위원장 임미애 의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개방 압력에 국내 농축수산업계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며 “미국 정부는 더는 대한민국 농어민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한·미 협상 테이블에 쌀과 소고기 등이 올라가자 농촌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이 직접 나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신정훈 의원은 “대한민국 농업은 쥐어짜야 하는 마른 수건이 아니다. 농민들에게 더 이상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라며 “미국의 통상 요구는 우리의 식량 주권뿐 아니라 농민의 생존권, 국민의 건강권을 현저히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윤준병 의원은 “지금도 한국은 미국에서 (농축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며 “이런 대한민국에 아직도 농수산물 수입을 확대하라고 하는 건 깡패지 무엇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정부에 경고한다. 이제 더 이상 농산물을 양보해선 안 된다”고 했다. 문대림 의원도 “우리 민주당은 결사항전할 것이다.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미 대사관 측에 직접 항의서한 전달을 시도했지만 서한 전달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직접 전달하진 못했다. 대신 이들은 우편과 e메일을 통해 서한을 전달키로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측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대상이었던 그 소고기”라며 “통상 협상 이전에 검역 문제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이 지역구인 의원은 “어떻게 해서든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막아야 한다”며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우려 등 가용 수단을 모두 쓸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정부가 협상 중인 사안에 대해 당이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건 불가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