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윤영호 “권성동에 불법 정치자금 1억~2억원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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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서며 압수수색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통일교 현안 사업 청탁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윤영호(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권성동, 전성배(건진법사) 등에게 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 진술조서 등에 권 의원에 전달한 불법 정치자금 액수를 ‘수억원’으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30일 정치자금법,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윤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9시40분쯤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윤 전 본부장을 구속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윤 전 본부장 등을 통해 교단의 핵심 사업을 로비할 목적으로 2023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교단 자금 1억~2억원을 여러차례에 나눠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에게 자금을 모두 현금으로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 압수수색 당시 권 의원에 대한 불법 자금 전달 정황이 적힌 메모도 확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통일교의 여권 핵심부에 대한 로비 정황을 파악한 특검팀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통일교는 산하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를 통해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전성배씨에게 2022년 11월경부터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묻자 전씨가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한 문자메시지 내용이 드러나기도 했다.
권 의원이 2023년 1월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실제 통일교 측의 전당대회 지원은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인사를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국민의힘 정당 비례대표로 공천해달라는 청탁 의혹 역시 특검 수사 대상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8일 권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강릉 지역 사무실 등 총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권 의원에 대한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5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피스 서밋(PEACE SUMMIT) 2023 개회식에서 윤영호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자료 사진으로 2022년 11월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리에 앉은 김건희 여사 사진을 띄워놓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특검팀은 통일교 측의 윤석열 정권에 대한 로비가 2022년 5월 정부 출범 이전부터 진행됐던 것으로 파악했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엔 “2021~2024년 통일교가 각종 프로젝트와 행사 관련 권성동, 전성배, 윤석열, 김건희 등에게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적시됐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명품 청탁 의혹과 더불어 불법정치자금 의혹도 통일교 교단 차원에서 모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통일교가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교단 원로들이 모인 자리에서 “민주당에 대해 더 축복할 수 없겠다”고 발언하자 조직적으로 국민의힘 후보인 윤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윤석열 당시 후보를 만나게 해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권성동 “통일교 정치자금 사실 아냐”
권 의원은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교와의 관계를 전면 부정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1억원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3년 당대표 선거를 준비하던 중 자진 사퇴한 사실은 모두가 아는 바”라며 “향후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과 결백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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