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VIP 격노’ 퍼즐 맞춘 특검…이시원 불러 수사기록 회수 경위 추궁
-
5회 연결
본문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직해병 특별검사(특검)팀이 31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해병 사건 초동 수사 기록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경찰 및 국방부 관계자에게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이 2014년 대구고검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이 났을 때 함께 근무했고 그 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초한샘빌딩에 도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지시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 잘 받겠다”라고 답했다. 조사는 김진우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9기)가 맡았다.
이 전 비서관은 수사 기록이 회수된 2023년 8월 2일에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통화 1회·문자 3회),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통화 9회·문자 2회),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통화 2회·문자 1회) 등 군 수뇌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6월 국회 입법청문회에선 임 전 비서관과 통화한 이유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임 전 비서관은 지난 25일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대통령실의 의중을 국방부 등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최근 이모 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을 조사하면서 “대통령실에 파견 와있던 박모 경정이 ‘이 전 비서관이 채 해병 순직사건 초동수사 기록 반환을 검토해보라고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이 전 비서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보낸 수사 기록을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비서관의 개인 휴대폰 포렌식 참관도 진행했다. 이 전 비서관은 비밀번호와 얼굴 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에 협조했다고 한다. 지난 10일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尹, 이종섭에 전화해 질책" 진술 확보
특검팀은 ‘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재구성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회의 참석자들을 조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회의 도중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질책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회의 직후 조 전 실장과 임 전 비서관 둘만 남긴 자리에서 전화했는지, 여럿이 배석한 자리에서 전화했는지 등에 대해선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특검팀은 조 전 실장 등에 대한 추가 조사로 해당 의혹 규명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정훈 “항명 사건 증인, 모해 위증 수사 촉구”

채 해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변경식 변호사 등이 3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항명 등 사건 증인들에 대한 모해위증 수사촉구 의견서' 를 들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16일에 이은 두 번째 조사다. 박 대령은 이날 오후 1시20분쯤 변호인 3명과 함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박 대령 측은 이날 조사에 앞서 박 대령 항명 사건 국면에서 허위 진술을 한 의혹이 있는 증인들에 대해 모해 위증 혐의 수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군 관계자 참고인 조사에서 (채 해병) 사건 관련 진술을 확보했고 이에 대한 박정훈 대령의 입장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박 대령은 자신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한 군 검사를 고소하기도 했는데, 고소인으로서의 입장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