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구치소 간 與 "尹, 변호인 접견 핑계로 에어컨 피서 즐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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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3대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전현희 위원장과 특위 의원들 31일 첫 일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브리핑을 하고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지 하루 만인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이들은 구치소 책임자 등에게 윤 전 대통령을 강제로 구인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고 “에어컨이 나오는 접견실에서 피서를 즐기는 게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인 전현희 의원과 위원장인 김병주 의원 등 민주당 특위 위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구치소장 등을 참석시킨 채 현장 점검을 했다. 전 의원은 “내란수괴 혐의자 윤석열이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재판에도 출정하지 않는다”며 “세간에 제기되는 서울구치소의 특혜 제공 의혹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 발부로 재수감된 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두 차례 소환 통보에도 건강 상태를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했지만, 구치소 측에선 설득 외에 물리력을 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현장 점검에서 위원들은 구치소 측에 윤 전 대통령을 강제 구인하지 못하는 이유를 캐물었다. 김병주 의원은 구치소 관계자에게 “(윤 전 대통령에게) 수사를 못 할 정도의 건강상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받지 못할 정도로 크게 건강 상태가 악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사라든가 이런 것은 시행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김현우 구치소장을 향해 “그렇다면 구치소에서 특검이 요구하는 강제 인치에 소극적인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고, 김 소장은 “계속적인 설득에도 본인이 완강히 거부하는 상태에서 교도관이 물리력을 동원할 기준이나 법적 절차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김 소장이 “(건강 이유를 들며 거부하는) 사례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다른 수용자에게서도 나온다”고 하자 백혜련 의원은 “면담자는 누구냐. 소장님이 몇 번이나 가서 설득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페이스북에 적은 내용에 대한 확인도 이어졌다. 신 변호사는 “독방이 1.8평의 협소한 곳이라 (윤 전 대통령이) 밤에 자리에 누우면 꼼짝달싹 못 하고 책·걸상은커녕 골판지로 만든 받침에 앞에 쭈그리고 앉아 간신히 식사한다고 한다”며 구치소 환경을 “생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이성윤 의원은 “밤에 누우면 꼼짝달싹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언론 보도가 맞느냐”고 물었고 김 소장은 “현장에 가서 확인해보시면 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재차 “직접 말씀하시라”고 물었고 김 소장은 “누워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전 의원은 “윤석열이 변호인 접견을 빙자해 에어컨 나오는 접견실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 아닌지도 사실 확인을 해보려고 한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민주당의 현장 점검이 끝난 뒤 서면 공지를 통해 “(서울구치소 측의) 임상 진료로는 객관적인 진단에 한계가 있었다”며 “모 대학병원 진단에 의하면 윤 전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받던 안과 시술을 석 달 째 받지 못하며 실명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현역 의원 46명이 포함된 매머드급 특위를 꾸리자마자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선 건 윤 전 대통령을 향한 특검 수사와 12·3 비상계엄 재판이 속도감 있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지층의 불만에 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아직 구속된 사람이 적어 내란 종식이 안 됐다고 생각하는 지지자가 많아 압박이 상당히 거세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 의원은 구치소 방문 전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영장이 계속 기각이 되는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많다”며 “특검 수사가 법원에 의해 좌절되는 일이 있다면 특별재판소 설치 같은 즉각적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얘기가 제기된다”고 했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사법부가 안 바뀌면 특별재판부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데 힘을 실은 셈이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내일(다음달 1일) 오전 9시 특별검사보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이 체포영장을 들고 구치소를 방문하면 교도관이 영장 집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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