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밖에선 특검, 안에선 여당이 "처벌"...국힘 107명중 절반이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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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팀이 7월 1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강릉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전 특검팀 관계자들이 권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앞에서 의원실 관계자와 대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밖에선 특검이, 안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대놓고 우리 당 의원들을 형사처벌 하겠다고 때리고 있다. 이쯤 되면 동네북 취급받는 것 아닌가.”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강제 수사와 고발 예고 등이 이어지는 걸 두고 국민의힘 다선 의원이 한 말이다. 3대 특검이 의원실 압수수색 등으로 포위망을 좁혀오고, 민주당이 특정 의원의 실명을 콕 집어 고발을 압박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국민의힘 내부 위기감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찬대 의원은 지난달 29일 “당 대표 확정 즉시 권영세·권성동·이양수 세 의원을 고발하겠다”며 “윤석열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 국민의힘 의원 45명도 추가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6·3 대선 당시 한덕수·김문수 교체 시도 논란 때의 당 지도부를 형사처벌하겠다는 주장이다. 당시 권영세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의원은 원내대표, 이 의원은 사무총장이었다. 45인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반발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한 의원들을 뜻한다.

또 다른 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 의원은 국민의힘 정당 해산을 압박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표 후보자 TV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사례를 보면 국민의힘은 내란당 혐의를 벗기 어렵다”며 “위헌심판 청구로 정당 해산할 수 있다는 국민적 요구가 올라올 것이고, 당 대표가 되면 그 부분을 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필요하면 고발 등 법적 대응 하라”고 당 법률위원회에 지시했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 권력 다툼과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에 애먼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환돼 공격 소재로 쓰이는 형국”이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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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오른쪽)ㆍ박찬대 후보가 7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2차 텔레비전 토론회 시작 전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의 정치 공세에 더해, 특검의 강제수사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현실적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특검이 권성동·김선교·윤상현·이철규·임종득 의원을 압수수색했다. 윤한홍·조은희 의원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지난달 29일에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윤석열 전 대통령 ‘찬탄(탄핵 찬성)’을 주장했던 안철수 의원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청해 정치 탄압 논란이 한층 커졌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으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국회 안팎에서 의원들이 시달리는 가운데 당내에선 “전체 의원(107명)의 절반 가까이 타깃이 되는데 당 차원의 뾰족한 반격도 대응도 없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의원의 ‘조건부 고발’ 예고에도 “음모론과 조바심이 뒤섞인 궤변이자 낮은 지지율을 감추기 위한 몸부림”(권성동), “박 의원이 급하긴 급한 모양”(권영세)이라고 당사자들이 개별 메시지로 반박한 게 전부였다.

당내 구심점 부재와 부진한 지지율 등이 이 같은 무기력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만약 여야 지지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면 특검이든 민주당이든 역풍을 우려해 저런 공격을 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 향후 야당 탄압 대응 TF를 구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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