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그에 실린 '금발 미녀' 정체 뭐길래…"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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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잡지 '보그'에 실린 패션브랜드 '게스'의 AI 모델. CNN 홈페이지 캡처

미국 패션 잡지 보그(Vogue)에 인공지능(AI) 모델이 광고로 등장해 패션업계와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CNN은 의류 브랜드 게스(Guess)의 광고에 AI 모델이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패션 잡지 보그 미국판 2025년 8월호에 실린 캠페인 광고다. 금발 백인 여성 모델이 줄무늬 원피스와 가방을 들고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광고다. 이미지 일부에는 AI 모델임을 알리는 글귀가 들어갔다.

일부 소비자들은 "실존하지 않는 AI 모델이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젠 실존하지도 않는 사람과 비교해야 하냐"라는 한 틱톡 댓글에는 6만70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다. 보그와 게스를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소비자도 등장했다.

보그 측은 CNN에 "AI 모델이 본지의 편집 기사에 등장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광고이기 때문에 보그와 관련 없다는 해명이다. 광고를 제작한 AI 마케팅 회사 세라핀 발로라의 공동 창립자인 발렌티나 곤잘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논란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페트레스쿠는 "우리는 여전히 실제 모델도 고용하고 있다"며 "AI 이미지는 실존 모델의 포즈와 의상 핏을 기반으로 생성된다"고 해명했다.

이번 캠페인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은 게스 공동 창업자 폴 마르시아노가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양한 AI 시안 중 금발 모델 '비비안'과 흑발 모델 '아나스타샤'를 택했고, 이 중 비비안이 광고에 실제로 등장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는 실제 모델이 게스 의상을 입고 촬영에 참여했다고 한다. 광고 제작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이미지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모델은 이미 패션 광고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망고(Mango), 리바이스(Levi’s)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가 대표 주자다. 망고는 10대 대상 의류 광고에 AI 모델을 활용했고, 리바이스는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을 반영하기 위해 AI 모델을 실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라랜드에이아이(Lalaland.ai)의 창립자인 마이클 무산두는 "패션 업계에서 AI 모델의 활용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널리 퍼져 있으며, 법적으로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CNN은 "이 같은 흐름이 단순히 모델 산업뿐 아니라, 사진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패션 생태계 전반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AI 모델이 대체로 백인 중심의 미적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미의 다양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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