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조업 10곳 중 8곳 “주력제품 성숙·쇠퇴기”…57.6%는 “신사업 없다”

본문

1754290728227.jpg

지난 6월 30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은 현재 주력제품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시장 내 경쟁우위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기존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 추진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한 ‘신사업 추진현황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5%는 현재 자사의 주력제품이 시장 포화상태인 ‘성숙기’라고 답했고, 시장 감소상황인 ‘쇠퇴기’라는 응답도 27.8%에 달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성장기’라는 응답은 16.1%에 그쳤다. 시장 형성 초기인 ‘도입기’란 응답은 1.6%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성숙·쇠퇴기라는 응답은 비금속광물이 95.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공급과잉 업종인 정유·석유화학(89.6%), 철강(84.1%)이 뒤를 이었다. 기계, 섬유, 자동차, 식품, 전자 등의 업종도 80%가 넘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현재 주력제품 시장에서 경쟁상황이 어떤지를 묻자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16.1%에 불과했다. 81.9%의 기업이 경쟁우위가 거의 없거나 추월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사업 추진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제품을 대체할 신사업을 착수했거나 검토 중에 있는지를 묻자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란 응답은 42.4%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57.6%는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답했다.

제조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경영여건과 시장 상황 등 요인으로 신사업 추진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금난 등 경영상황 악화(25.8%)’ ‘신사업 시장·사업성 확신 부족(25.4%)’을 꼽았다.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했다(23.7%)’는 응답도 많았다.

대한상의는 “기업 부담 법안보다 신사업 투자 지원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직접 환급제 도입 등 과감한 투자 인센티브 확대 ▶제조 인공지능(AI) 도입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정책 마련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산업과 지역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높은 불확실성에 위축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의 실패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레드오션에 접어든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투자 장려책과 AI 도입으로 기업 활력을 북돋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17542907284313.jpg

    “염색산단에 세탁소 왜 안돼요?” 제조현장 규제 합리화 목소리

  • 17542907286466.jpg

    재계 '관세협상 원팀' 뛰었는데…여당은 '反기업 법' 몰아붙였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74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