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팩플]‘국가대표 AI’ 5팀 선발…매년 2000억 지원, 데스매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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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인공지능(AI)’ 타이틀을 건 ‘데스매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2000억원 규모 정부 지원을 받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할 5개 정예 팀이 선발되면서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최신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목표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내놓는 공개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만 남는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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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정예 팀에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등 5개 팀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에는 총 15개 팀이 참여했고, 지난달 25일 서면 평가에서 10개 팀이 추려졌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간 진행한 발표 평가에서 각 팀 별로 AI 모델 개발 역량과 국내 AI 생태계 기여 계획 등을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은 5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선발된 5개 팀은 앞으로 ‘K-AI 기업’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고, 정부로부터 AI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인력 채용도 지원받는다. 지원 규모는 올해 2000억원이며, 2027년까지 매년 비슷한 규모가 지원될 전망이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정된 5개 팀은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것이 증명됐다”며 “이들은 앞으로 개발할 AI 모델을 다른 기업들이 파생형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공개하는 높은 수준의 오픈소스 정책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한국만의 경쟁력 있는 독자 AI 모델을 구축하지 않으면 기술적·국가적으로 빅테크에 종속될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정예 팀이 개발할 AI 모델은 개별 기업 소유가 아닌 국가 핵심 전략 자산으로 지정해 국내 AI 생태계 확산에 활용한다. 한 AI 서비스 스타트업 대표는 “AI 모델 개발은 기초 과학을 육성하는 것과 유사하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 모델 개발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면 AI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인재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AI 기업들 사이에선 현실적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빅테크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있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지금 새로운 AI 모델을 훈련하는 것은 수백만 달러를 불태우는 좋은 방법”이라며 “오픈AI, 구글, 메타 등 대형 기업이 아닌 이상, 새 모델을 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 AI 모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분야에 특화된 모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5개 팀이 개발한 AI 모델을 반기별로 공개 평가해 한팀씩 탈락시킨다. 최종적으로 2027년엔 2개 팀만 남게 된다. 이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DARPA)의 그랜드 챌린지 방식에서 따온 것이다. 다르파는 여러 팀에 동일한 목표를 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게 한 뒤 가장 우수한 팀만 선별해 가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등 여러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 왔다.

5개 정예팀, AI 개발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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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5개 팀은 각각 다수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NC AI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내세웠다. 네이버는 일반 이용자 대상 IT서비스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 국민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일반 국민 대상 범용·전문 지식 특화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하고, 제조·자동차·게임·로봇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AI 서비스를 만든다. NC AI는 제조·유통·로봇·콘텐트·공공 산업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LG AI 연구원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 4.0’의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가 아닌 100% 이상의 성능을 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K-엑사원’ 개발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 AI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선발된 업스테이지는 법률·제조·의료·국방·금융 등 특정 분야 스타트업들과 협력으로 B2B AI 서비스 확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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