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짱구 엄마'로 산 지 26년…강희선 성우, 암투병으로 결국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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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엄마' 목소리를 연기한 강희선 성우. 중앙포토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에서 짱구 엄마 봉미선 목소리로 26년간 사랑받아 온 강희선 성우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4일 투니버스에 따르면 '짱구는 못 말려'에서 강희선 성우가 연기한 짱구 엄마와 맹구 역할을 각각 소연(안소연), 정유정 성우가 맡게 됐다.

투니버스는 교체 배경을 강 성우의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언급했지만, 방송 관계자 등에 따르면 건강상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강 성우는 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수십차례 항암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강 성우는 항암 치료와 수술 중에도 목소리 연기를 놓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강 성우는 "대장에 암이 생긴 뒤 17군데 전이돼 항암을 47번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오늘이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산다"고 밝혔다.

그는 아픈 와중에도 짱구 엄마 목소리 연기를 계속했다면서 "퇴원하면 그 주에 목소리가 안 나온다. 그 다음 주는 나와서 그때 가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수술하고 나서는 'PD님 도저히 짱구 엄마 못하겠다. 성우 바꿔달라'고 했는데, 편성을 뒤로 미루겠다고 해주셨다"며 "그렇게 나오시니 거절을 못 했다. 그래서 두 달 있다가 가서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극장판을 4시간 녹음하고 와서 나흘을 못 일어났다"면서도 "만약 내가 이렇게 아픈데 짱구마저 없었으면 뭐로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짱구는 못 말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는 성우지만 저는 성우를 되게 사랑한다"며 "내 직업을 너무 사랑해서 가능했고, 내가 짱구 엄마를 사랑해서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강 성우는 1979년부터 성우로 활동했다. 그는 '짱구는 못 말려' 속 봉미선을 비롯해 외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에린 브로코비치(줄리아 로버츠 분),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 목소리를 맡았다.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로도 유명하다.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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