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금산 20대 청년 4명 수난사고…"안내방송했다" 허위진술 안전요원 입건

본문

지난달 충남 금산에서 20대 청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와 관련해 금산군 공무원과 안전관리 요원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7543747334472.jpg

지난달 9일 20대 청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금강 기러기공원 유원지에 설치된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운영본부. 이곳에서는 무료로 구명조끼를 빌려주고 있다. 신진호 기자

5일 충남경찰청과 금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당일 근무하던 안전요원 2명과 담당 공무원 1명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근무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고 당시 '물놀이 주의 안내방송' 없어 

사고 직후 현장에서 근무하던 안전요원들은 “입수금지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던 사람들에게 위험하다는 취지로 한 차례 계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전요원들이 물놀이하던 A씨(20대) 등 5명에게 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A씨 등이 물에 들어갔을 때 현장에서는 물놀이 주의를 알리는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했고 수사 대상자도 (윗선으로) 더 확대할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7543747336631.jpg

지난달 9일 20대 청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지난달 9일 오후 6시19분쯤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기러기공원 유원지에서 물놀이하던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직후 안전요원들은 관계 기관과 취재진에 “위험을 알리는 방송을 한 차례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 1차 조사에서도 “물놀이를 하는 것은 봤지만 사고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금산군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만큼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금산군 윗선까지 수사 확대 방침 

금산 수난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사고 당일 유일한 생존자는 안전요원이 한 번도 계도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물에 들어가는 위쪽에는 입수를 금지하는 줄이나 부표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숨진) 아이들이 안전요원에게서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안내받고 방송을 들었더라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놀이 금지구역이 맞는다면 주차장 등 이용시설도 완전히 폐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17543747339005.jpg

지난달 9일 20대 청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금강 기러기공원 유원지의 한 카페 벽에 설치된 '음주 후 입수금지' 현수막. 신진호 기자

유족에 따르면 하천 입구로 들어가는 상가 건물 외벽에는 ‘음주 후 입수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술을 마시고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취지로 기본적인 입수는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사고 현장에 설치된 운영본부에서는 구명조끼도 임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금산군이 관람객의 물놀이를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방조한다는 게 유족의 생각이다.

유족 측 "물놀이 금지구역 구조적 관리·조사"

유족 측은 “국가와 사회시스템은 구성원인 국민이 없으면 존재할 근거도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물놀이 금지구역의 구조적 관리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09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