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26㎜ 폭우, 허리까지 물 찼는데 배달 마쳤다 '의지의 K라이더&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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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씨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광주에서 폭우로 인해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에서 배달에 나선 배달기사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광주 북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인스타그램에 "7월 17일 오후 5시, 물이 허리까지 찼는데 배달 픽업해 가신 전설의 기사님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A씨는 "이날 영상에 보이는 장소에서는 두 차례의 침수가 있었는데, 영상은 두 번째 침수 당시의 모습"이라며 "첫 침수가 지나고 나서 한 차례 물이 빠진 상태였고,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된 것 같아 배달 영업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광주에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은 426.4mm로, 1939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일 강수량 극값을 기록했다.

A씨는 "젖은 몸을 정비하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첫 번째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빗물이 다시 밀려들었다"며 "물을 막는 동시에 기존 주문 건들 취소와 홀에 계신 손님들을 응대했다"고 회상했다.

이때 물이 차오르기 전 주문이 들어왔던 배달 건의 기사가 도착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설마 했는데 (가게까지) 건너오셨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배달해 주셨던 기사님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A씨는 "너무 감사해서 꼭 찾고 싶다"면서 "혹시 이 영상 속 (배달기사가) 본인이시라면 우리 샐러드 가게에서 VIP로 모시겠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영상에서 배달기사는 물이 허리까지 찬 상황에서도 음식을 건네받은 뒤 오토바이로 향했다. 한 손에 음식, 다른 손엔 휴대전화를 든 기사는 물살에 중심을 못 잡고 휘청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되자 영상 속 기사는 A씨의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다.

기사는 "도로가 침수된 줄 모르고 콜을 잡았다"면서 "폭우 직후 해당 도로가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고 청소까지 진행되는 걸 직접 보고 나서 정상화된 줄 알고 콜을 수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홍수 상황을 알면서 무리하게 갔던 게 아니다"라며 "현장에 도착했을 땐 갑자기 다시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였고 이미 통행은 막혀 있었다. 멀리서 콜을 잡고 온 그 상황에서 배달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당연히 할 일은 한 거고, 저는 무사히 살아 있다. 제가 다 건너가서 받아도 되는데 나와서 받아주신 사장님께 감사드린다"며 "돈 많이 받으니까 강 건넌 거라고 하시는데, 당시 샐러드 콜비는 7000원밖에 안 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기사는 배달 플랫폼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건 개인의 무모함이 아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콜이 배정되고, 취소 시 페널티가 부과되는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 행동이 목숨 걸 만큼의 대가가 아닌 건 저도 그렇고 기사들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는 플랫폼과 고객 사이에서 그저 제시간에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 안에서 일하는 기사가 겪는 현실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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