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금치 78%, 열무 57% 껑충…카트 담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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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등으로 채소류 등의 물가가 치솟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신선채소 물가는 전월보다 4.5% 올랐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역대급 폭염에 ‘밥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6월(2.2%)보다 상승률이 0.1%포인트 줄었다. 지표로만 보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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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소비자들의 체감이 품목들을 모아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2.5% 올랐다. 6월(2.5%)과 오름폭이 같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2.1% 오르면서 6월(1.5%)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그나마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69.2달러로 지난해 7월 가격(83.9달러)보다 하락하는 등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게 물가상승률을 다소나마 낮췄다.

특히 폭염 영향이 본격화되며 채소류 등의 가격 상승이 매섭다. 6월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는데, 채소, 과일, 수산물 등을 모은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2% 상승했다. 신선채소 항목이 전월보다 4.5% 오르며 오름폭이 가장 컸고, 신선과실도 전월보다 1.8% 올랐다. 수산물들이 포함된 신선어개 항목은 고등어 금어기 등이 해제되며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7.6%가 오르며 2023년 2월(8.1%)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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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품목별로는 더위에 취약한 시금치가 전월 대비 78.4% 오르며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열무(57.1%), 상추(30%), 배추(25%) 등의 오름폭이 컸다. 과일류도 포도(28.8%), 수박(12.2%)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8월에도 신선식품의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6222원으로 전월보다 70.98% 올랐다. 시금치(78.95%), 토마토(69.71%) 등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수박 가격은 4일 기준 개당 3만2746원으로 전월보다 31.3% 올랐다. 한은은 “8월 물가는 집중호우, 폭염 등 여파로 농축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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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는 출고가 인상 영향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올랐다. 6월(4.6%)보다 오름폭이 둔화됐지만, 이마저도 대형마트들의 할인행사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 외식 등을 포함된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3.1% 올랐다. 이중 외식 물가는 3.2% 올라 전달(3.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 물가를 구성하는 39개 품목 중 1개 품목(피자)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물가가 상승하는 등 전반적이 가격이 오름세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한 번 가격이 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끈적한 물가 상승’을 불러오는 대표 요인이다.

지난달 21일 신청을 시작한 소비쿠폰 영향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국산 소고기 가격은 전년보다 4.9% 뛰며 전달(3.3%)보다 가격 폭이 커졌다. 소고기는 재난지원금 등이 풀릴 때마다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는 대표 품목이다. 정부는 소비쿠폰이 물가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우 공급물량을 30% 늘린 상황이다.

정부는 배추의 정부 가용물량 방출 규모를 일 평균 50~150t에서 200~300t으로 늘리고, 수박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은 정부 할인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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