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네타냐후, 완전 점령으로 기운 듯”…아사자 속출 가자지구 운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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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곧 지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확대될 경우 아사자가 속출하는 가자지구에서 다시 한 번 상당한 희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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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하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구호품인 밀가루 포대를 나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도적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당분간 오전 10시부터 10시간씩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 지역 3곳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스라엘 채널12 등 현지 매체는 5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전역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생존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도 이 작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에얄 자미르 군 참모총장과 만나 전략을 결정한 뒤 이번 주 후반 내각에 제안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후 그는 군 훈련소에서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병들 앞에 선 네타냐후 총리가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적을 섬멸하고 인질을 석방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이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등의 강공 의견이 대세로 자리 잡은 양상이지만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입장이 엇갈리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가자지구 내 생존 인질들의 안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한 자미르 참모총장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가자지구 점령 후 장기적인 통치가 이뤄지면 군 전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극우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이 최근 자미르 참모총장에게 “정부가 가자 전역을 점령하라는 결정을 내리면 이를 이행하겠다고 명확히 하라”고 촉구한 건 이 같은 엇박자를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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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REUTERS=연합뉴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유력한 선택지로 올려놓음으로써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향후 휴전 협상에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약속하게 만드는 일종의 협상 전략 아니냐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을 실행하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가자지구 기아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국제 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에서도 반전 목소리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프랑스·영국·캐나다 등 주요 서구 국가들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겠다는 입장이고,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심 도시에선 반전 시위의 빈도가 늘었다.

가자지구 당국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18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기아로 사망했고, 이 가운데 94명은 어린이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8명이 기아 또는 영양실조로 숨졌다”며 “또 다른 79명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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