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최은순 집사 메모 발견…'통일교 정○○∙김여사∙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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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 앞서 뺏 짠모니(Pich Chanmony) 캄보디아 총리 배우자와 환담 후 이동하며 각 나라의 전통의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2023년 12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귀국 행사 후 153일 만이었다. 중앙포토

‘정○○ 비서, 용산 김 여사, 12시, Cambodia(캄보디아).’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집사로 불리는 김충식(86)씨 창고에 버려져 있던 다이어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과 김 여사 사이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논의를 위한 일정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해당 메모에 적힌 통일교 고위 인사를 조만간 소환해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캄보디아 ODA 사업을 청탁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메모는 2024년 다이어리의 연간계획 4월란에 수기로 쓰인 일정 메모다. 메모에 실명으로 등장한 인사가 현직 통일교 고위 인사인 점, 면담 목적으로 추정되는 캄보디아가 적힌 점에 비춰 특검팀은 통일교의 ODA 사업 청탁 관련 면담 일정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이어리는 김씨가 사용하던 경기 양평군 강상면 김 여사 일가 소유 창고에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정○○ 비서는 한학자 총재의 비서실장이자 현재 통일교 집행부 격인 천무원 부원장(원장은 한 총재)을 맡고 있는 통일교 고위 인사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윤영호(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다. ‘용산 김 여사’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된다. 특검팀 의심대로 면담이 이뤄졌다면 통일교 실세가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숙원 사업인 메콩 피스파크 프로젝트(MPP) 등 캄보디아 ODA 사업 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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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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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메모가 적힌 4월의 다음달에는 실제 한국의 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예산이 2배로 늘어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6일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 정상회담 자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쏙 첸다 소피아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캄보디아 지원 사업 예산을 기존 15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리는 EDCF 기본 약정에 서명했다. 당시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캄보디아 내 고부가가치 대형 사업을 발굴해 우리 기업의 기반 시설(인프라) 사업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디올백 수수 의혹 여파로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김 여사는 같은 날 캄보디아 총리 내외와의 오찬 참석을 계기로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2023년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귀국 행사 이후 153일 만이었다.

이에 대해 김충식씨는 중앙일보에 “다이어리는 누군가 갖다버리고 간 것이지 내가 쓴 게 아니다”라고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바른언론연대에 500명이 함께 하기로 했다. 좌파들이 득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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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79)씨의 최측근이었던 김충식(86)씨 노트로 추정되는 2024년 연세대학교 다이어리 연간 계획 4월란에 '정OO 비서, 용산 김 여사, 12시, Cambodia'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자료 제공 열린공감TV 제작진

통일교 청탁 로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구속된 윤 전 본부장을 매일 특검 사무실로 불러 대면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2개의 행방을 쫓는 한편 2022년 1월 대선 자금으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건넸다는 ‘큰 거 1장’(1억원 추정)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윤 전 본부장은 구속 직전 중앙일보에 “통일교의 한 어르신을 통해 건진법사 전씨를 소개받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전씨가 김 여사와 통화하게 해주고 ODA를 이야기해줘 믿었다”며 “ODA나 YTN 인수, 한 총재의 방북 등 우리 현안을 잘하기 위해 청탁했다”고 말했다. 구속 이후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본부장은 ODA 청탁과 금품 전달, 캄보디아 ODA 예산 증액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으로 혜택을 본 게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 캄보디아 EDCF 예산은 물론 ODA 실집행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실이 한국수출입은행과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EDCF 책정 예산은 2021년 503억5600만원에서 2024년 1656억100만원으로 3.3배 폭증했다. 코이카 ODA 실집행액도 2021년 125억9400만원에서 2024년 223억1000만원으로 1.8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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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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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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