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활동 노인 1000만 돌파...73세까지 일하고 싶은데, 실제 퇴직 52.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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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55세부터 79세까지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연령대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길 원했고, 평균 73.4세에 퇴직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는 실제 나이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평균 52.9세였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고령층 부가경제활동인구조사’ 내용이다. 올해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664만7000명으로,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32만8000명 늘어난 1001만 명으로 집계됐다.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고령층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취업자)과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사람(실업자) 모두를 합한 수치다.

고령층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는 978만 명으로 1년 사이 34만4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참가율(60.9%)과 고용률(59.5%)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층 10명 중 7명(69.4%)은 앞으로도 계속 일하길 희망했다. 이들이 희망하는 평균 근로 연령은 73.4세로, 1년 전보다 0.1세 높아졌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령층이 늦은 나이까지 일하길 원하는 건 경제적 이유가 컸다. 이들 중 절반 이상(54.4%)이 ‘생활비 보탬’을 그 이유로 꼽았고, ‘일하는 즐거움’(36.1%)이란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낮은 연금 수준은 고령층이 은퇴를 미루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 비율은 51.7%로 절반에 그쳤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도 86만 원으로, 올해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256만4238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오래 일하고 싶어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지만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었다. 고령층 가운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현재까지 계속 일하고 있는 비율은 30.1%에 그쳤다. 이미 퇴직한 비율은 69.9%에 달했고, 이들이 해당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52.9세로 나타났다. 평균 퇴직 연령은 지난해보다 0.1세 높아졌지만, 여전히 정년(60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년 전 평균 퇴직 연령(53.2세)보다도 낮아졌다.

주된 일자리의 평균 근속 기간 역시 2005년 20년 9개월에서 올해 17년 7개월로 오히려 줄었다. 퇴직 사유로는 ‘사업 부진, 조업 중단, 휴업·폐업’이 2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년 도래’로 퇴직한 경우는 13.0%에 그쳤다

주된 일자리에서 이탈한 고령층이 양질의 일자리로 재진입하기 어려운 현실도 드러났다. 올해 고령층 취업자 978만 명 중 단순노무 종사자는 221만4000명(22.6%)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정치권과 정책 당국은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하고 싶어하는 고령층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주된 일자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보다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년 연장은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해소하고, 연금 재정을 안정시키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과제”라며 “사업체 규모에 따른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정책과 청년 고용 보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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