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몽골 前대사 "북·미 회담 후보지 몽골, 새정부 남북정책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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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5회 한반도-북방 문화전략포럼'에서 남스라이 에르덴토야 전 주한 몽골대사가 발표하고 있다. HK+국가전략사업단.

“2007년과 2012년 북한과 일본의 접촉을 성사시켰던 경험을 되살려 한국 새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돕겠다.”

남스라이 에르덴토야 전 주한 몽골대사가 5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제5회 한반도-북방 문화전략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HK+ 국가전략사업단과 몽골국립대학교, 몽골과학원이 공동 주최했다.

남스라이 대사는 ‘수교 35주년 한·몽 관계’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다음으로 몽골 울란바타르를 북·미 대화 장소로 꼽았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는 1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북한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판문점, 다음이 몽골 울란바토르였다”는 언급이 있다. 다만 몽골 올란바토르의 경우 미국이 경호 기준에 맞는 호텔이 하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해 제외됐다고 한다.

남스라이 대사는 “유엔 정무평화구축국이 적극 지원하는 ‘울란바타르 동북아 안보 대화(UBD)’를 한반도 안보의 돌파구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지난 2013년 창설돼 올해 10회째를 맞은 UBD는 지난 6월 전 세계40여 개국 230여명이 참석하면서 동북아 안보 대화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았다. 남스라이 대사는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틀 안에서 남·북·몽 3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와 관련된 대응책도 논의됐다. 비얌바칸드 르구샤라브 몽골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2023년 6월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보가 몽골을 방문해 몽골·미국·한국 간에 처음으로 주요광물 3자 회의를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1%, 정제·처리의 92%를 점유하며 분쟁의 지렛대로 사용한다”며 “트럼프 2기 동안 희토류에 대한 전략적 협력이 몽골과 미국 파트너십의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 등 제3국과 긴밀한 협력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다쉬냐 오윤체체그 몽골국립대 교수는 “몽골은 풍부한 희토류 및 전략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정제·소재 가공 전반에 걸친 첨단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상호보완적 구조는 양국 간의 희귀금속의 공급망 협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3년 2월 한·몽 양국은 희귀금속 공급망 협력에 관한 상호이해각서를 체결했고, 2024년 9월 실무협의체를 개최하면서 실질적 협력을 위한 구체적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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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5회 한반도-북방 문화전략포럼' 개막식에서 최진원 주몽골 대사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HK+국가전략사업단.

최진원 주몽골 대사는 4일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새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몽골을 포함한 지역 전체의 공동 번영을 외교정책의 중심 기둥으로 삼았다”며 “몽골 역시 지난 6월 말 새로운 연립정부가 출범하며 국가 개발 비전을 새롭게 하고 외교정책의 적극적 이행을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최 대사는 “한·몽 양국은 인프라 개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농·축산업 발전 등 혁신적인 협력 모델을 수립해 견고한 연대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HK+국가전략사업단장은 “트럼프 2.0 시대 강대국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몽골의 초국가적 연대가 더욱 중요해졌다”라며 “수교 35주년을 맞은 몽골에서 북방외교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협력 관계를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역사·문화·경제적 유대가 깊은 한국은 몽골에서 활동 공간이 넓다”며 “지난 한 해 350만 몽골인 중 5%인 17만 명이 한국 비자를 신청했을 정도이고, 몽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어 한·몽 관계 발전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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