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돌부처’ 오승환, 끝내 은퇴…1982년생 황금세대,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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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6일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뉴스1
‘돌부처’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결국 마운드를 떠난다. 자신의 등번호(21번)와 같은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기로 했다.
삼성은 6일 “오승환이 지난 주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유정근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승환은 구단을 통해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은퇴를 결정했다. 투수로서 다양한 무대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동안 받은 응원은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나온 오승환은 200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삼성의 1라운드 5순위 선택을 받았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큰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2005년 61경기에서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로 활약하며 새로운 마무리로 떠올랐다. 이듬해부터는 이른바 오승환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6년 47세이브를 수확해 구원왕을 차지했고, 2008년까지 이 부문 3연패를 달성했다. 또, 당시 권오준, 권혁, 정현욱 등과 함께 철벽 불펜을 이루면서 삼성 왕조를 세웠다.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우승만 5차례 이끈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건너가 2년간 활약했다. 이어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MLB)로 눈을 돌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 기간 NPB에서 80세이브, MLB에서 42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2020년 삼성으로 금의환향했다. 전성기를 지난 3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지며 주전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올 시즌에는 11경기에서 홀드나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고 판단한 오승환은 결국 스스로 공을 내려놓기로 했다. 오승환이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수확한 427세이브는 역대 1위의 기록이다. 이 부문 2위는 역시 은퇴한 손승락의 271세이브로 차이가 크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직구를 던졌다고 평가받는 오승환에겐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빠른 공이 마치 돌 같다고 해서 ‘돌직구’라고 불렸고, 오승환이 나오면 승부가 사실상 끝났다는 의미로 ‘끝판대장’이란 별명도 지어졌다. 또, 어떠한 감정 표정 없는 부처의 얼굴을 지녔다고 해서 생긴 돌부처란 수식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오승환이 동점을 허용하자 정대현 투수코치와 강민호 포수가 마운드로 올라 오승환과 대화하고 있다. 2024.9.1/뉴스1
삼성은 오승환의 공로를 높이 사 구단 역대 4번째 영구결번의 선물을 안기기로 했다. 이로써 이만수의 22번과 양준혁의 10번, 이승엽의 36번과 함께 오승환의 21번이 삼성 역사상 4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구단 역대 투수로는 첫 번째 영구결번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일단 향후 별도의 1군 엔트리 등록 없이 선수단과 동행할 계획이다. 삼성은 남은 기간 오승환의 은퇴투어를 진행하기로 했고, 올 시즌 말미에는 은퇴경기도 연다는 방침이다. 오승환이 원할 경우에는 코치 연수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오승환의 은퇴로 한때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1982년생 황금세대는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오승환을 비롯해 이대호와 추신수, 김태균, 정근우 등 동갑내기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1983년생인 두산 베어스 고효준이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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