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세율 똑같은데…한국 대미수출 4조 줄 때 일본 2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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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의 한 빌딩에서 ‘2028 LA 올림픽 태스크포스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메달을 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조원가량 줄었는데 일본은 오히려 2조원 넘게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 가운데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이 감소한 나라는 중국뿐이었다.
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상반기)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상품 액수(한국 입장에서는 수출액)는 645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5억 달러보다 4.4%(30억 달러·약 4조1500억원) 감소했다.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341억 달러 적자에서 올 상반기 311억 달러 적자로 30억 달러 줄었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흑자를 덜 봤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국 수입액도 309억 달러(1983억→1675억 달러), 상품수지 적자 역시 158억 달러(1273억→1115억 달러) 쪼그라들었다.

신재민 기자
반면에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한 총액(749억 달러)은 1년 전(732억 달러)보다 2.3%(17억 달러) 오히려 늘었다.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자동차·부품·배터리·반도체·기계류·철강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런데 관세 전쟁과 맞물려 한·일 양국의 대미 수출액 격차가 1년 사이 47억 달러나 더 벌어졌다.
한국과 일본 모두 자동차·부품(각각 25%), 철강(50%) 등 품목 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대미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일본은 이를 제외한 반도체·기계·화학제품 등의 수출액이 일제히 늘었다. 그러나 한국은 반도체·바이오헬스 품목의 대미 수출 호조에도 일반기계 등 부진 탓에 실적을 만회하지 못했다

신재민 기자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일 양국이 부과받은 상호관세(15%)와 자동차·부품 품목 관세(15%)는 같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우위(0→15%)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사라졌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율 인하에도 FTA 무관세 폐지로 가격 경쟁력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물론 대만·유럽연합(EU)·베트남 등 다른 주요 수출국도 한국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미국의 대대만 상품수지 적자 폭은 지난해 298억 달러에서 올해 562억 달러로, 배 가까이 확대했다. EU에 대한 적자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371억 달러 늘었다. 미국은 베트남(248억 달러)·멕시코(138억 달러)·인도(105억 달러) 등과의 교역에서도 지난해보다 더 큰 손해(상품수지 적자)를 봤다.
이에 미국의 올 상반기 상품수지 적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439억 달러(5492억→6931억 달러) 확대했다. 수출이 5.1%(528억 달러) 늘었지만, 수입(12.4%·1967억 달러)이 더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7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일본·EU 등에 각각 15%로 정한 상호관세 부과를 시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해 앞으로도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관세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자축하지만, 관세 부과 전 재고 쌓기로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무역적자 해소에는 실패했고,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면 관세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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