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서대 '항공정비 메카' 노린다…캠퍼스 내 MRO센터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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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 태안캠퍼스 항공기술교육센터 격납고에서 학생들의 강의를 듣고 있다.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
항공 특성화 대학인 한서대학교(총장 함기선)가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비 인력 부족과 해외 의존을 줄이기 위한 국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가운데, 실제 항공기 정비 실습 환경과 인프라를 동시에 확충하며 대응에 나섰다.
MRO는 항공기와 부품의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정비(Overhaul)를 통해 운항 안전성과 정시성, 신뢰성을 확보하는 산업을 통칭한다. 글로벌 MRO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3조원에 달하며, 항공엔진 MRO만 해도 2030년까지 연평균 4.69% 성장해 5901억 달러(약 8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 운항 수요 증가와 기체 노후화가 맞물리며 정비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사고를 방지하려면 사전 정비 역량과 전문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서대 태안캠퍼스 항공기술교육센터 격납고 전경.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
한서대는 이런 산업 흐름에 맞춰 올해 4월 태안캠퍼스 내에 MRO 센터를 정식 출범했다. 기존 비행교육원 정비부와 항공기술교육원을 통합한 이 센터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교내에 실정비 중심의 항공기 정비 시설을 갖춘 사례다.
총면적 41만3000㎡(약 12만5000평) 규모의 캠퍼스에는 활주로와 격납고, 정비고가 갖춰져 있으며, B(보잉) 737-200을 포함해 38대(헬기 포함)의 교육용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관제탑, 모의비행훈련센터, 항공기술교육센터 등도 함께 운영된다.

한서대 학생들이 직접 항공 정비 실습을 하는 모습.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
김천용 한서대 항공기술교육원 원장은 “한서대 MRO 센터는 단순 모형이 아닌 실제 항공기를 직접 정비하며 감각을 익힐 수 있는 현장형 학습 공간”이라며 “고장 후 수리보다 사전 예측을 통해 선제적으로 손보는 ‘예지 정비’가 가능하게 하려면 실기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인천·사천·태안을 중심으로 MRO 산업 거점화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대한항공을 제외한 상당수의 저비용항공사(LCC)가 항공기 엔진·부품 정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한서대 MRO 센터가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게 될 경우, 소형 항공기의 정비 수요를 국내에서 직접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비 기술 내재화뿐 아니라 정비 비용 절감,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 등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이다.

한서대 학생들이 직접 항공 부품 관련 실습을 하는 모습.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
한서대는 또 국내 항공사와 협력해 정비 인력 양성 체계를 개선해 갈 계획이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대형 항공사 출신 은퇴자를 중심으로 정비 인력이 충원됐지만, 이들이 빠져나가며 현장에 인력 공백이 생겼다”면서 “최근 한서대는 진에어와 협력해 졸업 예정자를 학기 초 선발하고, 항공사가 제안한 교과를 편성해 교육 후 바로 채용하는 맞춤형 교육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태안 지역 내 관련 기업 및 정비 유관 산업과의 연계를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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