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백명 죽이고 한국 숨어들어 암약…이태원서 잡힌 40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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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이슬람 무장 단체 ‘라쉬카르 에 타이바(Lashkar-e-Taiba·LeT)’의 조직원이 국내에서 암약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UN 지정 테러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조직원이 체포·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테러방지법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파키스탄 국적의 40대 A를 구속해 수원지검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는 2020년 고향인 파키스탄 나로왈에서 라쉬카르 에 타이바에 가입한 뒤 테러단체 캠프에서 기관총·박격포·RPG(로켓추진유탄) 등 중화기 사용법 교육과 침투 훈련 등을 거쳐 정식 조직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A는 2023년 9월 파키스탄 주재 한국 영사관에 사업차 우리나라에 방문하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사증 발급 신청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비자를 받은 뒤 같은 해 12월 국내로 불법 입국해 암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라쉬카르 에 타이바는 1980년대 중반 조직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다. ‘남아시아 지역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고 인도가 통치하는 카슈미르 지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조직원들에게 혹독한 군사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지원을 받아왔으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라쉬카르 에 타이바를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면서 파키스탄 정부도 대외적으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고 한다. 2005년에는 국제연합(UN)이 지정한 테러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11월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에서 연쇄 테러를 주도해 16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에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켰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에는 카슈미르의 휴양지인 파할감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의 첩보로 수사에 착수해 서울 이태원에서 A를 체포해 지난 2일 구속했다. A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돈을 벌러 대한민국에 왔다” “라쉬카르 에 타이바라는 조직은 알지만, 조직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는 2023년 12월 국내에 입국한 이후 단 한 번도 취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키스탄에서 일했던 기업’이라며 국내 입국 및 체류 관련 서류에 적은 회사들에도 입사한 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는 그동안 체류 기간 연장 신청을 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출국 권고(9월 5일)를 받은 상태였다. 경찰은 A를 상대로 국내 공범 여부와 테러 자금 모집·송금 혐의가 있는지 등을 수사하는 등 계속 국정원과 공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국정원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신속히 A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올해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정원과 협업을 강화해 테러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테러 신고는 국번 없이‘113’ 또는 경찰청 누리집에 있는 ‘온라인 113 신고센터’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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