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李 방미 첫 일정 '무명용사 비' 참배…알링턴 묘지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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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 국무부는 최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이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24일과 25일 ‘무명용사의 비’ 참배 일정을 준비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전달했다. 국무부는 사전 조율을 요청한 이틀간의 일정 중 25일을 ‘제 1안’으로 지목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통상 알링턴 묘지 참배 일정은 국립묘지 관리를 소관하고 있는 국방부가 관여하지만, 해외 정상의 참배 일정은 국무부가 직접 일정을 조율한다”며 “이 대통령이 첫 방미 일정이 한·미 동맹의 상징인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제3보병연대 장병들이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위치한 '무명용사의 비'에서 경비병 교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미 국무부가 24일과 25일 묘지 참배 일정을 함께 조율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 이 대통령의 전체 방미 일정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해외 정상의 방문에 따른 일정 조율 요청에 대비해 오전 일부 시간에는 일반인의 무명용사의 비 참배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부무가 25일을 1안으로 요청했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25일 오전 묘지를 참배한 뒤 곧장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참배 일정이 24일로 당겨질 경우 정상회담 전 만 하루 동안 별도 일정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알링턴 국립묘지에 위치한 무명용사의 비에 헌화한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알링턴 국립묘지는 참전용사와 가족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식 직후 이곳을 찾아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취임식 전날 미리 알링턴 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한국 대통령들도 첫 방미의 첫 일정으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노무현(2003년 5월)·이명박(2008년 4월)·박근혜(2013년 5월) 전 대통령 모두 첫 방미 일정을 알링턴 묘지 참배로 시작했다.

2013년 5월 첫 방미 일정으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2017년 6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문재인 전 대통령(중간).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은 2023년 4월 방미 때 둘째날 일정을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로 시작했다. 연합뉴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2017년 6월)은 알링턴 국립묘지 대신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흥남철수작전 때 피란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 전투로, 피란민 속에는 문 전 대통령의 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2023년 4월)은 방미 때 첫 일정으로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알링턴 묘지 참배는 이틀째 첫 일정이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선 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현지 소식통은 “교민 간담회 개최 가능성에 대비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 섭외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간담회가 성사될 경우 참가 희망자들이 많아 오히려 참석자들을 제한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번 순방은 상대적으로 짧은 실무 형태의 방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빠듯한 일정을 감안해 워싱턴을 중심으로 최근 역대 대통령들이 교민들을 만났던 장소 등을 후보지로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도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주시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무역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의 현지 투자를 관세로 연계시키면서 기업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 대통령의 방미 때 기업인들을 대동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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