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카니예는 이용 당했다, 트럼프 극찬 받은 스위니 아슬아슬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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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아메리칸 이글 매장 벽에 걸린 광고. AP=연합뉴스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청바지를 가졌다. (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
미국의 청바지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 광고 문구다. 발음이 비슷한 단어 청바지(jeans)와 유전자(genes)를 사용한 게 화근이었다. 광고 모델인 배우 시드니 스위니(28)의 모습과 “유전자는 머리색, 성격, 심지어 눈동자 색까지 물려준다. 내 유전자는 파란색”이라는 자막이 “백인, 금발, 푸른 눈의 우월성”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스위니가 공화당 당원이었단 후문도 돌면서 논란은 정치 진영으로 번졌다. 미 공화당 상원의원 제이디 밴스는 “이게 어떻게 나쁘다는 거냐. 민주당은 전형적인 미국적 삶을 공격한다”고 반박하며 스위니를 “전형적인 미국의 아름다움”이라 칭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스위니가 공화당원이라면 그 광고는 환상적”이라고 가세했다. 이후 트루스소셜에선 스위니를 치켜세우며 과거 민주당을 공개 지지했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스위니와 같은 젊은 여성의 암묵적인 지지는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배우 시드니 스위니(28). AFP=연합뉴스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유명인의 지지를 활용해왔다. 유명인의 목소리가 투표 참여를 이끌고 여론 조사 결과를 바꾸는 데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애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명인이 투표를 독려할 경우 온라인 투표 등록률과 투표소 자원봉사자 참여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전문가인 애슐리 스필레인은 ABC 뉴스에 “젊은 유권자들은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를 포함한 많은 지도자와 기관에 대한 신뢰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유명인은 예외”라고 말했다. 다만 테일러 스위프트나 오프라 윈프리의 민주당 지지 선언이 2024년 대선에서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래퍼 카니예 웨스트.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정치인과 유명인의 관계는 오히려 “위험하다”고 봤다. 영국 매체 ‘선데이 타임스’의 전 정치부장이자 현재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데이비드 크랙넬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연예인의 지지를 환영하지만, 연예인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불분명하다”며 “카니예 웨스트처럼 트럼프를 지지한 뒤 ‘이용당했다’고 느끼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바 있다. 그간 흑인 인권과 사회의식에 문제를 제기해 온 그의 행보가 모순적이란 이유에서다. 결국 2020년 지지를 철회했다.
또 다른 홍보전문가 마크 보코프스키 역시 “경력 초기의 스타가 정치색을 드러내는 건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같은 미디어 인플레이션 시대엔 ‘정치적 침묵’ 자체가 전략일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의 반발은 순식간이고, 스위니는 스타성은 있지만,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배우는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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