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운명의 날 앞두고…러시아는 방어선 돌파하며 ‘파죽지세’, 우크라는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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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가 휴전을 염두에 두고 파죽지세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외부의 적뿐 아니라 내부 분열로도 골치를 앓고있다.

지난 3월 최전선인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AFP=연합뉴스]
12일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도네츠크주 도브로필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선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주요 보급로를 잃어 도네츠크주의 전략적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를 사수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도브라필랴는 포크로우스크에서 북쪽으로 22㎞ 떨어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의 공세는 물량공세를 기반으로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지난주에만 공격 드론 1400기와 폭탄 1000발 이상을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병력과 장비를 특정 지점에 대거 투입해 주변을 흔드는 이른바 ‘쐐기형 전술’로 우크라이나군을 괴롭히고 있다. 러시아가 7월 한 달 동안 점령한 땅이 500~550㎢에 달한다는 게 영국 국방부의 평가다.
러시아가 점령지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은 미·러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종전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혈전에 돌입한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병력 동원부터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군은 한 달에 약 3만 명을 동원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전투에 적합한 인원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이 중 절반은 무단이탈 후 복귀한 인원”이라고 짚었다.
동원령을 향한 국민적 불만도 커지는 중이다. 동원 연령 하한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춘 지난해 동원법 개정안에 대해 어느 정도로 지지하는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더니 부정 의견은 44%로 긍정 의견(21%)을 압도했다. 동원법에 대한 부정여론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빈니차에선 최루탄까지 사용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포크로우스크 중심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파괴된 건물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부 최전선에선 병사들이 교대 없이 두 달 간 투입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전장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사기가 저하할 것을 우려한 우크라이나군 지휘부가 일부러 전황을 왜곡해서 인식한다는 얘기도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 사이트 딥스테이트는 “전장이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 지휘부 일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한 채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동원 이슈가 정치권에선 ‘독’이 됐다”며 “대책이 시급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조차 지난 2년간 동원에 대해 손에 꼽을 정도의 발언만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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