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소폭 밑돌면서, 올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8%)를 0.1%포인트 밑도는 것으로 6월 CPI 상승률(2.7%)과 같다. 다만 식품이나 에너지 같이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같은 기간 3.1%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3%)를 소폭 웃돌았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소비자. AFP=연합뉴스

관세 부과가 물가에 미친 영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앞서 6월엔 가전제품(1.9%)·장난감(1.8%)·신발(0.7%)·의류(0.4%) 같이 관세 부과 대상인 생필품 가격이 전월 대비 많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가전제품(-0.9%)·장난감(0.3%)·신발(1.4%)·의류(0.1%) 등 6월 수치와 비교해 상승 폭이 줄거나 아예 하락한 품목도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황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물가 상승률이 일단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진한 고용 상황에 초점을 맞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날 CPI 발표 직후,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기존 85.9%에서 93.9%로 높였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떨어진 4.2%대를 기록 중이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국 관세가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고 보고 있다. 마이클 게이펀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제 막 관세의 가격 전가 효과를 목격하기 시작했고 이는 더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