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원FC, 춘천과 이별…강릉만 홈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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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끝에 결별한 김병지 강원FC 사장(왼쪽 둘째)과 육동한 춘천시장(가운데) . [사진 강원FC]
내년 프로축구 강원FC의 K1리그 및 코리아컵(옛 FA컵) 홈경기가 강릉에서만 열린다. 2018년부터 열렸던 춘천 홈경기는 올해로 막을 내린다. 12일 마감한 ‘2026년 강원FC 홈경기 지원 재공모’에 춘천시가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릉시가 단독으로 참가했다.
사실 춘천시의 재공모 불참은 예고된 일이었다.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 사태가 원인인데, 사태는 지난 3월로 거슬러 간다. 지난해 K리그 준우승으로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을 따낸 강원FC는 AFC가 요구한 경기장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춘천시와 논의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불만이 싹텄다.
특히 지난 4월 김병지 강원FC 대표가 춘천과 강릉의 K리그 관중 수 및 입장권 시즌권 판매량을 비교하며 “춘천의 홈경기 배제”를 언급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5월에는 K리그 경기가 열린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주경기장에 김병지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에 강원FC가 “춘천시가 현수막 철거에 미온적”이라며 육동한 춘천시장의 경기장 출입을 막았고,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김병지 대표가 침묵한 가운데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지사가 대신 사과했다.
지난달 갈등이 재점화했다. 홈경기 배정 공모에 나선 강원FC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규모를 배정 기준으로 삼으면서다. 강원FC는 “춘천을 배제하는 게 아니다. 강릉과 춘천 모두 하반기 개최를 원해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춘천시민 모독 발언과 춘천시장 경기장 출입 제한을 거론하면서 “강원FC가 춘천시민에 진실하게 사과하지 않는 한 어떤 논의도 없을 것”이라는 공언했고, 끝내 재공모에 불응했다.
논란은 지역 정치권의 싸움으로도 번졌다. 싸움의 당사자가 국민의힘 소속 구단주(김진태)와 그가 선임한 대표이사(김병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춘천시장(육동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한 춘천시의원은 “강원FC가 혈세를 가지고 경쟁을 부추긴다”며 “팬심을 분열시킨 만큼 구단의 사과가 먼저”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은 “춘천시가 강원FC를 아끼는 도민과 축구 팬을 배신한 것”이라고 맞섰다. 강원FC 측은 “축구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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