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구속 사유로 설명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팀 수사를 받게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재욱(55·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말미에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서희건설로부터 받았는지를 물었다. 이날 4시간 넘게 진행된 심문 과정에서 정 부장판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김 여사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한 질문이었다.

정 부장판사의 질문을 들은 김 여사는 즉답 대신 반문했다. “누구한테요?”. 정 부장판사는 재차 “누구한테든 목걸이 받은 적 있나요?”라며 목걸이 수수 여부를 재차 추궁했다. 김 여사는 “안 받았습니다”라고 답했고, 이와 동시에 정 부장판사는 “심문 마치겠다”며 영장실질심사를 끝냈다.

이같은 문답은 김 여사의 최후진술 직후 이뤄졌다고 한다. 영장심사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바닥에만 두었던 김 여사는 최후진술에서 “결혼 전의 일이고 15년도 더 지난 일인데 지금도 계속 거론이 되고 있어 속상한 입장이다.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

김경진 기자

김 여사가 ‘잘 판단해 달라’고 말하자마자 정 부장판사는 곧장 목걸이 수수 여부를 물었는데, 김 여사는 지난 6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거짓 진술로 일관한 것이다. ‘목걸이를 받았냐’는 정 부장판사 질문에 김 여사가 마지막까지 수수 사실을 부인하자 영장심사장에 있던 특검팀 검사들은 구속 가능성이 커졌다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한다.

특히 목걸이 수수를 부인하는 김 여사의 답변은 “2022년 대선 직후 아크로비스타 식당에서 김건희 여사를 직접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축하와 함께 목걸이를 선물했다”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제출한 자수서와 지난해 계엄 직전 반환받은 목걸이 진품 등을 특검팀이 증거로 제시한 직후 나왔다. 이 회장은 자수서를 통해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한 것은 물론 “사위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할 기회를 알아봐 달라”고 청탁했다는 사실까지 인정했다.

그럼에도 김 여사는 목걸이 수수 자체를 부인했고, 정 부장판사는 이날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특검 조사는 물론 정 부장판사의 심문에 대해서도 거짓으로 일관한 김 여사의 진술이 구속영장 발부로 이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