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국에서 날아간 5인의 결사대…여름 고시엔 빛낸 ‘교토국제고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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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기념사업회가 추진한 교토국제고 원정 응원단이 13일 일본 오사카의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현장을 찾아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강진수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 아닙니까. 교토국제고가 이번에도 뜻깊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국에서 소수정예 응원 결사대를 결성했습니다.”
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7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교토국제고는 13일 일본 오사카의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1회전에서 군마현의 겐다이타카사키고를 6-3으로 물리치고 16강행 티겟을 끊었다. 이로써 대회 2연패를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한국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민족학교가 모태다. 초창기에는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의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학교였지만, 현재는 재일동포와 일본인 학생들이 함께 다니는 일반 고교다. 학교의 정체성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유지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감동적인 드라마를 썼다. 역사의 굴곡을 뒤로하고 정상을 밟은 선수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장면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올해에도 교토부 지역예선에서 우승해 여름 고시엔 본선 무대로 오른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를 제패한 겐다이타카사키고를 서전에서 제압하며 힘차게 출발했다.
이날 경기에는 특별한 손님들의 방문으로 의미를 더했다. 한국에서 날아온 소수정예 결사대. 최동원기념사업회가 결성한 응원단이었다.

겐다이타카사키고와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본선 1차전이 열린 13일 한신 고시엔구장. 빨간색 옷을 입은 팬들이 교토국제고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강진수
이날 연락이 닿은 강진수 사무총장은 “지난해 교토국제고의 우승 소식을 듣고 불굴의 최동원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백승환 교장선생님과 연이 닿아 상을 전달하게 됐다”면서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교토국제고가 다시 여름 고시엔 본선까지 올라왔다.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열리는 교토국제고 경기를 응원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모여 일반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응원단을 모집했고 8명의 소수정예 결사대를 조직하게 됐다. 다만 원래 12일 경기가 비로 하루 밀려 오늘 열리게 되면서 3명이 한국으로 먼저 돌아갔고, 남은 5명이 본선 1차전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해 불굴의 최동원 영웅상을 수상하며 국내 교류의 폭을 넓혔다. 또, 지난 3월에는 부산의 동래여고와 자매결연하며 양국 우호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번 원정 응원단도 양국 교류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최동원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왼쪽)이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현장을 찾아 교토국제고 관계자들에게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교토국제고 백승환 교장. 사진 강진수
이처럼 한국과 일본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는 교토국제고는 에이스인 니시무라 잇키의 9이닝 3실점 완투를 앞세워 양국 야구팬들에게 다시 승전보를 전했다. 또, 대회 전통대로 선수들이 힘차게 교가를 부르면서 여름 고시엔 2연패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벌이며 교토국제고의 선전을 기원했다.
강진수 사무총장은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를 현장에서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원정대의 규모를 떠나 이렇게라도 응원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우리의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며 하는 마음이다”면서 “여름 고시엔 출전을 위해선 적잖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크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소정의 후원금도 모아 오늘 백승환 교장선생님에게 전달했다. 교토국제고가 꼭 대회 2연패를 할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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