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간암은 로봇수술 어렵다?…서울아산병원 로봇 간절제 100건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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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오른쪽 첫 번째)가 간암 환자에게 로봇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간담도외과 김지훈 교수팀이 간암·간종양 환자에 대한 ‘로봇 간 절제술’ 100건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간은 혈관이 많고 구조가 복잡해 로봇 수술이 어려운 장기로 꼽히지만, 3차원 영상과 형광 조영 기법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해 수술 정밀도를 높였다.
병원에 따르면, 김지훈 교수팀은 로봇 간 절제술을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100건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로봇 수술은 사람 손에 비해 미세한 작업에 안정적이고, 환자의 통증·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립선암·직장암·신장암 등 여러 암에 대해서는 이미 로봇 수술이 보편화됐다.
반면, 간은 로봇 수술이 확대되기 어려운 장기로 여겨져 왔다. 혈관이 집중된 장기라 미세한 손상에도 출혈 위험이 큰데, 로봇 수술 중에는 개복으로 갑자기 전환하거나 긴급 지혈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간은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달라 맞춤형 절제가 요구되는데, 로봇으로는 구조를 인지하기 쉽지 않은 한계도 있다.
김 교수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 간 절제 시 3차원 영상을 활용해왔다. 수술하는 모든 환자의 2차원 간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해, 환자마다 다른 담관·혈관·간문 구조를 보면서 정확한 분절 단위로 절제를 시행하는 식이다.
이와 동시에 로봇 간 절제에 세계 최초로 ‘ICG(인도시아닌 그린)’라는 형광 조영 물질을 도입했다. 형광 조영 물질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다른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물질로, 이를 활용하면 체내의 특정 구조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일반적인 간 절제는 집도의의 해부학적 지식과 육안 관찰에 의존해 진행돼 절제 부위의 경계가 불분명할 경우, 정상 간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ICG를 활용하는 경우, 먼저 간문맥이나 분절 혈관을 차단한 뒤 ICG를 정맥에 주사한다. 그러면 혈류가 공급되는 간 조직만 녹색으로 빛나게 된다. 경계가 실시간으로 명확히 보여, 형광이 사라지는 경계를 정확히 따라가면서 떼어내는 절제가 가능하다. 과도한 절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줄어 간 기능 보존에 유리하고, 혈관과 담관 손상도 최소화돼 합병증 위험이 적어진다.
이렇게 단점을 보완한 로봇 간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입원 기간이 평균 4~6일로, 개복(평균 2주)이나 복강경 수술(평균 1주)의 입원 기간보다 짧았다. 김지훈 교수는 “로봇 간 절제도 보조적인 영상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만큼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 로봇 간 절제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져 많은 간암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간의 큰 혈관, 즉 간정맥이나 간문부에 종양이 침범해 있는 경우에는 개복 방식이 안전할 수 있다”며 “전문가와 정확한 상담을 통해 수술 방법을 결정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지훈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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