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동혁 삿대질하자 손가락욕 "너나 잘해"…국힘, 극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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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세 번째 합동연설회도 난장판이었다.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는 후보와 반대편 지지자 사이에 삿대질과 거친 욕설이 오가는 등 혼란으로 얼룩졌다.

아슬아슬했던 장내 분위기는 장동혁 대표 후보 연설 때 극에 달했다. 이날 준비한 원고를 내려놓고 작심한 듯 연설을 시작한 장 후보는 “당과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들에게 대선 끝났다고 ‘냄새나니 가까이 오지 말라, 더러우니 나가라’고 하는 여러분이 부끄럽다”고 탄핵 찬성(찬탄)파 지지자들을 비판했다. 특히 그가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며 동지들을 팔아넘기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며 조경태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삿대질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손가락 욕설을 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의원은 지난 11일 내란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발언했는데, 장 의원이 이를 겨냥한 것이다. 이날 연설 도중 눈시울이 불거진 장 의원이 소리치며 강한 톤으로 발언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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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찬탄파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연설 때도 ‘윤 어게인’(Yoon Again) 팻말을 든 당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면서 분위기가 격해졌다. 일부 당원들은 종이를 말아 만든 ‘종이 확성기’까지 동원해 야유를 퍼부었다. 김 후보가 “김건희가 불쌍하나. 이럴 줄 몰랐다면 나가라”고 외치자 일부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설을 하며 “XXX 없다”고 외쳤다.

안철수 후보 연설 땐 김문수·장동혁 지지자들이 “철수하라”고 외치며 우르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다음 순서인 조경태 후보는 “배신자는 바로 국민의힘을 집권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시킨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반탄파 지지자들이 대부분 자리를 비워 큰 충돌은 없었지만 “조간첩(조경태 간첩)” “너나 잘해라” 등 인신공격성 야유가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 구속을 두곤 대표 후보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김 후보는 “헌정사에 유례없는 폭거”라고 했고, 장 후보는 “구치소에 있는 전직 대통령을 패대기치며 인권 유린하는 것도 모자라 정치 보복을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안철수 후보는 “참담하지만 윤석열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후보는 “사필귀정이다.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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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뉴스1

당 지도부가 대거 대전으로 이동한 이날,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신도들의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합동연설회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을 뻔히 알면서 당의 심장이라 할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유례없고 천인공노할 야당 탄압”이라며 “빈집털이이자 일명 용팔이 사건 같은 깡패 짓”이라고 반발했다. 송 비대위원장과 의원들은 이날 합동연설회가 끝나자마자 상경해 당사로 이동했다. 당사에서 긴급 회견을 연 송 위원장은 “특검이 불법 무도하게 어떤 압수수색을 시도해도 동의할 수 없다. 당원 명부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켜 출입 금지당한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는 이날 행사장에서 약 8㎞ 떨어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유튜브 방송을 했다. 그는 “나는 피해자고, 가해자는 친한파 김근식 후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출입금지) 징계가 내려졌으니 수용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4일 전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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