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인천서 폭우 휩쓸려 3명 사망…새벽까지 또 물폭탄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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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13일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물이 불어나 있다. 연합뉴스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를 뿌리는 비구름이 13일 서해부터 수도권 북부지역을 차례로 관통하면서 인천과 경기북부 등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과 김포, 포천에선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인천, 고양, 의정부 등 시내 주요 도로는 물이 차 자동차가 고립돼 구조 요청이 속출했고 저지대 주택과 상가 주민들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긴급 대피하거나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이날 서울·인천·경기·강원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수도권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강원·충남으로 확대됐다.

서해와 인천 지역 강우량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 영종도 255.5㎜, 김포 248.5㎜, 덕적도 241.9㎜, 무의도 218.5㎜ 등을 기록했다. 인천 옹진군 덕적도(덕적면 북리)에는 오전 8시 14분부터 오전 9시 14분까지 1시간 동안 149.2㎜의 기록적인 물벼락이 떨어졌다.

단시간 집중된 극한 호우에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인천시 중구 운서동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호수에 빠져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오후 12시 14분쯤엔 경기 김포시 고촌읍 대보천에서 차량이 떠내려가 뒷좌석에 있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11시 20분쯤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과 강남시장이 침수됐고 건물 지하에 있던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동구 송현동 한 아파트 단지에선 담장과 구조물이 무너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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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13일 침수 피해를 입은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화훼농원에서 관계자가 물이 빠진 비닐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구름은 경기북부 내륙지역으로 상륙해서도 거센 비를 쏟아냈다. 오후 10시까지 경기북부에는 고양 주교 233.5㎜, 양주 장흥 218.5㎜, 의정부 신곡 218.0㎜, 포천 광릉 211.0㎜ 등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에 설치된 '주교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선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단시간에 105.0㎜의 비가 내렸다.

오전 7시쯤 포천시 영북면 도로에선 스포츠 유틸리티(SUV)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지고 운전자가 부상했다. 오후 1시 20분쯤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 한 비닐하우스가 침수돼 시민 6명이 고립됐다가 119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비슷한 시간대 의정부시 호원동 주택에서는 "집 안으로 물이 차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지원을 하고 주민 1명을 구조했다. 오후 12시 30분쯤 양주시 만송동 도로에서는 차량 3대가 침수돼 탑승자 4명이 탈출하기도 했다.

또 오후 12시 46분쯤 양주시 장흥면과 오후 1시 27분쯤 백석읍의 산장 두 곳에서는 계곡물이 불어나 각각 12명과 24명, 총 36명이 고립됐다. 소방 구조대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 우려 속에 로프를 이용한 구조 작업을 벌여 이들을 무사히 대피시켰다.

경기북부 지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의정부시에서만 이날 폭우로 주택 침수 31건, 상가 침수 13건, 도로 침수 34건, 토사 유실 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고양시에선 150여건의 피해가 신고됐는데 도로 침수 120여건, 주택 침수 26건 등이다.

산림청은 폭우로 가평·포천·양주·파주·남양주·의정부 등 6곳에 산사태 경보를, 동두천·연천에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밖에 포천천 포천대교, 동두천 송천교, 파주 신우교 등 지역 하천 주변에는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3단계 발령은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 가평 등 경기북부 집중호우 이후 두 번째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비가 다소 잦아든 상황이지만 14일 새벽까지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수와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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