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박지성 그립다면 강상윤을 보라

본문

17551164075686.jpg

전북 현대의 무패가도를 이끄는 강상윤은 중앙 미드필더를 선호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장정필 객원기자

“부모님한테 말고는 볼 뽀뽀를 받아 본 적이 없는데, 당황스러웠어요.”

전북 완주의 클럽하우스에서 12일 만난 프로축구 전북 현대 미드필더 강상윤(21)이 수줍게 웃었다. 최근 믹스트존 인터뷰 중이던 강상윤에게 거스 포옛(58·우루과이) 전북 감독이 슬그머니 다가와 볼에 뽀뽀했는데,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됐다.

강상윤은 올 시즌 골 없이 도움만 4개인데도, 포옛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팀원이 그다. 전북 유스(영생고) 출신 강상윤은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FC 임대를 마치고 올해 친정 전북에 돌아왔다. 그는 “발음이 어려운지 포옛 감독님은 나를 ‘상영’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17551164083202.jpg

최근 믹스트존 인터뷰 중이던 강상윤에게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슬그머니 다가와 볼에 뽀뽀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강상윤이 첫 선발 출전한 지난 3월16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5라운드를 기점으로 전북은 지는 법을 잊었다. 최근 K리그1 21경기 연속 무패(16승5무)로, 압도적인 리그 선두(17승6무2패)다. 지난해 K리그2 강등을 걱정했던 전북인데, 올해는 2위 대전에 승점 15를 앞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코리아컵(옛 FA컵)까지 포함하면 24경기 연속 무패다. 강상윤은 “일각에서 감독님 축구를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롱볼 위주의) ‘뻥축구’라고 폄훼하는데, 목적이 분명하면서 심플하고 효율적인 ‘킥 앤 러시’”라고 설명했다.

강상윤은 전북 현대의 ‘엔진’ 같은 선수다. 사방을 스캔하며 공을 소유하다가 동료에게 연결한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간 침투를 통해 수적인 우위를 만든다. 체격(1m71㎝ 66㎏)은 크지 않아도 기계체조 선수처럼 어깨가 떡 벌어졌다. 고향이 제주인 그는 “어릴 적에 말뼈를 고아 먹었다. 또 고3 때는 숙소에서 줄넘기를 많이 해 ‘줄넘기 귀신’으로 불렸다”고 소개했다. 전북은 팀 훈련 뒤 웨이트트레이닝 로테이션을 하는데, 강상윤은 그걸 다 소화하고 추가 턱걸이를 10개씩 4세트 한다.

17551164086168.jpg

전북 현대의 무패가도를 이끄는 강상윤. 장정필 객원기자

축구계는 강상윤에 대해 “박지성(44·은퇴)의 활동량과 이재성(33·마인츠)의 센스를 겸비했다”고 찬사를 보낸다. 강상윤은 중학생 때 볼 보이로 1년 반 동안 이재성이 전북에서 뛰는 걸 맨 앞에서 지켜봤다. 그에겐 이재성이 ‘축구의 신’ 같았다. 몸풀기부터 볼 터치 하나까지 눈에 담아 따라 했다. 그는 “요즘도 아침에 루틴처럼 이재성 선수 블로그를 읽으며 마인드를 배운다”고 귀띔했다. 박지성의 등 번호(13번)와 외모, 희생적 플레이까지 닮은꼴인 그는 “박지성과 이재성, 두 선배의 장점을 합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17551164093802.jpg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무패가도를 이끄는 강상윤. 장정필 객원기자

강상윤은 지난달 국가대표팀(A팀)에 처음 뽑혀 동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했고, 홍콩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는 “제주에서 택시 운전하시는 아버지가 ‘아들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글귀와 함께 택시 번호판 숫자를 적은 플래카드를 내거셨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를 선호한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선 쓸모가 많은 멀티플레이어인 셈이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K리그1 선수들의 추정 시장가치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전체 1위가 340만~390만 유로(55억~63억원)로 평가받은 강상윤이었다. 그 영향인지 유럽 쪽에서도 그를 주목한다. 강상윤은 “형들이 이름 대신 ‘60억’이라고 부르며 놀린다. (선덜랜드 사령탑 출신) 포옛 감독님이 ‘유럽에서 통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팀에 많은 이적료를 안기고 유럽에 진출하고 싶은데, 일단 그 전에 K리그 우승부터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17551164100999.jpg

정근영 디자이너

관련기사

  • "전 세계 기아 해결할 수도"…호날두 '40캐럿 청혼반지' 가격 무려

  • 'MLS 입성' 손흥민도 예외없다…메시만 면제된 '의무조항' 정체

  • 손흥민 '美친 미국축구 데뷔전'…폭풍질주로 PK 동점골 유도

  • 우승 사진, 한번 더

  • LA “웰컴, 손흥민”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27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