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앤서니 브라운 책에는 왜 고릴라가 자주 나올까? 궁금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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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상상력을 더 반짝반짝 빛내줄 '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을 소개합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앤서니 브라운의 세계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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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9월 28일까지 열린다

앤서니 브라운 전에 가다  

앤서니 브라운은 1976년 첫 작품 『거울 속으로(Through the Magic Mirror)』 발표 이후 2024년에 출간한 신작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Big Gorilla: A Book of Opposites)』까지 57권의 책에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썼다. 가족, 전래동화, 인간애, 행복, 상상과 꿈, 사회 문제 등 모든 세대가 두루 공감할 수 있는 광범위한 주제를 섬세하게 다루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이런 그의 기발함을 엿볼 수 있는 전시 '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9월 28일까지 열린다.

그의 상상 가득한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부터 ‘도전은 계속된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 ‘글과 그림의 커뮤니케이션’, ‘우리 할아버지, 우리 가족’, ‘새로운 시대의 시작’, ‘특별 초청 작가, 한나 바르톨린’, ‘옛날 옛적 책 속에서’, ‘고릴라 할아버지’,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총 9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과거 맨체스터 왕립 병원에서 수술 부위와 해부도를 그리고 갤러리에서 판매용 연하장을 디자인하는 일을 한 앤서니 브라운은 현재 영국과 한국은 물론 세계가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등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은 물론 2021년에는 대영제국훈장까지 받았다. 이토록 그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재치 있는 유머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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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세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첫 번째 섹션 ‘도전은 계속된다’에서는 실험적인 기법을 시도하며 일상 속에서 영감을 포착해내는 그의 작업 여정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몇 해 전, 영국 켄트 주의 바닷가 마을 위트스터블(Whitstable)로 이주한 브라운은 반려견 알버트와 함께 하루 두 번 해변을 산책하며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한 경험을 담아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를 펴냈다. 다음 섹션인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에는 초현실주의 미술의 영향을 받은 그의 첫 번째 그림책 『거울 속으로』부터 글과 그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은 『고릴라』 그리고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돼지책』 등 1970~80년대 발표한 작품들이 모여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서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헨젤과 그레텔』과 『고릴라』 이후, 글이 설명하지 않는 부분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방식은 그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운은 종종 의도적으로 그림 속 일부를 여백으로 남겨두며, 독자가 상상력으로 그 빈틈을 채울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 섹션인 ‘글과 그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러한 그의 독창적인 작품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킹콩』이다. 대학시절 본 영화 '킹콩'에 감명받고 고릴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에게 『킹콩』은 큰 도전이자 설레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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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을 펴낸 지 어느덧 5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언제나 독창적인 상상력과 유머가 깃들어 있다.

이어지는 섹션 ‘우리 할아버지, 우리 가족’에는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모아놨다. 브라운은 2000년 『우리 아빠』부터 2005년 『우리 엄마』, 2007년 『우리 형』 그리고 2020년에는 딸을 주인공으로 한 『넌 나의 우주야』, 최근에는 개성 넘치는 할아버지들이 등장하는 『우리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꾸준히 가족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우리 형』을 제외한 가족 시리즈의 모든 책의 마지막 장면은 ‘포옹’으로 마무리되는 것 또한 브라운 작품의 특징으로 이는 가족애를 넘어 인류애, 나아가 동물도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래동화에 깊은 애정을 가진 브라운이 친숙한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옛날 옛적 책 속에서’ 섹션서 마주할 수 있다. 전래동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고전에 새로운 생명과 해석을 불어넣은 그는 유럽의 구전 동화 『세 가지 소원』을 유쾌하게 각색한 『엄청나게 커다란 소원』을 선보였다. 이어 고전의 서사에 시각적 상상력을 더한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과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만나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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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물원에 사는 특별한 고릴라가 작은 고양이 ‘예쁜이’와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담은 그림책 『우리는 친구』 표지.

앤서니 브라운 책에는 왜 고릴라가 자주 등장할까? 브라운의 작품을 접한 독자라면 한 번쯤 던져볼 법한 질문이다. 마지막 섹션인 ‘고릴라 할아버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고릴라는 브라운의 그림책 세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때로는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기도 하고, 고릴라와 관련 없는 이야기에선 ‘카메오’처럼 슬쩍 등장한다. 브라운에게 고릴라를 그리는 일은 그 자체로 환상적인 경험이라고 한다. 얼굴의 세밀한 주름과 풍부한 표정, 털의 질감을 묘사하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는 특히 고릴라의 눈에서는 사람의 눈처럼 복잡한 감정이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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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들을 침팬지의 시각에서 재창조한 『미술관에 간 윌리』의 한 장면.

무엇보다 고릴라는 브라운에게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한다. 겉으로는 건장한 체격에 스포츠를 즐기던 아버지였지만,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시를 읽어주던 다정한 면도 함께 지닌, 강인하면서도 다정했던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인 셈이다. 이 섹션에서는 한국에서 ‘고릴라 할아버지’로 불리는 그가 털 하나하나까지 정성껏 그려낸 영장류의 사실적이고 정교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인다. 아울러 1984년 『겁쟁이 윌리』 출간 이후 30년 넘게 이어져 온 침팬지 윌리(Willy) 시리즈의 대표작도 만날 수 있다. 많은 이들을 매료시킨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은 청소년 관객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같은 감동을, 어린이 관객에게는 책으로 본 익숙한 장면이 실제 원화로 펼쳐지는 마법과 같은 신비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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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기간: 9월 28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15분)
입장료: 어린이·청소년 1만6000원, 성인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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